방역당국이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수도권 상황을 두고 5월 연휴로 촉발된 2차 유행 기간이라고 판단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옆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워크스루 방식 선별진료소. 사진=박정훈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방대본) 본부장은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본부장은 대유행의 기준에 대해 “수치화된 기준을 말하긴 어려울 것 같고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폭발적인 발생을 대유행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며 “수도권의 경우 1차 유행이 2~3월에 걸쳐서 있었고 한동안 많이 줄었다가 5월 연휴로부터 촉발된 2차 유행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과 충청권의 유행을 계속 차단하지 못하고 규모가 증가할 경우에 더 큰 유행이 가을철까지 가지 않고, 가까운 시일 내에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며 “최대한 방역과 여러 가지 조치를 통해 유행의 속도를 줄여나가고 규모를 줄여나가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가 여름철에 유행이 줄어들 것이란 예측은 맞지 않았다”며 “결국 사람 간 밀폐되고 밀접한 접촉이 계속 일어나는 한 유행이 지속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고온에서 장시간 생존이 어려운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 특성상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고, 다시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철부터 2차 대유행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기온이 올라가고 있지만 수도권에서 6월 이후 방문판매 업체, 종교 소모임 등과 관련한 집단 감염이 연이어 터지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우리의 목표는 백신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의료체계, 방역체계, 사회시스템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코로나19의 발생 규모와 속도를 억제하고 통제하면서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증상, 경증 감염자가 많은 상황에서 유증상자 중심의 방역체계로는 유행을 모두 차단할 수 없다”며 “손 씻기, 마스크 착용으로 개인이 코로나19 노출을 최소화해야 하고, 2m 이상의 물리적 거리 두기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대규모 유행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