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보안 기업 이스트시큐리티는 지난 22일 오전 한국의 특정 인터넷 포럼 자료실을 통해 유용한 프로그램처럼 위장한 악성 파일이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 유포됐다고 23일 밝혔다. 유명 인터넷 포럼 자료실에 등록된 악성파일 화면. 사진=이스트시큐리티
해당 악성 파일이 포함된 게시물은 22일 오전 등록됐고, 당일 기준 약 1600명이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악성 파일은 시력 보호 프로그램을 사칭하고 있으며 23일 오전 기준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다.
이스트시큐리티 ESRC(시큐리티대응센터)는 공격자가 기존의 정상 프로그램을 임의로 변조해 파일 내부에 악성코드를 추가로 삽입했고, 설치 및 삭제 과정에서 악성코드가 은밀히 작동되도록 정교하게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해당 자료실에 등록된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실행하게 될 경우 자신도 모르게 악성 프로그램에 감염돼 잠재적인 사이버 위협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해당 악성코드가 윈도 64비트 OS 기반으로 제작돼 사용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고, 변종에 따라 32비트도 감염될 수 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이번 악성 파일은 특정 정부가 배후로 지목된 일명 ‘라자루스’ 그룹의 소행이라고 조사했다. 이들은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인 해킹 조직으로 미국에선 ‘히든 코브라’라는 이름으로도 통용된다.
이들은 국내에서도 주로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 거래 관계자를 표적으로 삼고 있고, 해외는 항공 및 군 관련 방위산업체 분야를 주요 공격대상으로 위협 활동을 펼친다.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ESRC 센터장은 “라자루스 조직원들이 스피어 피싱 기반 APT 공격(지능형 지속 공격)뿐만 아니라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자료실에 악성 파일을 심는 과감한 공격 전술을 구사하고 있어 커뮤니티 이용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이 악성 파일은 이스트시큐리티에서 올해 상반기 공개했던 라자루스 공격 관련 여러 악성 파일과 코드 유사성이 거의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