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3일 강원 고성의 화암사에서 만나 인근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후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원 구성 합의는 이뤄내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두 사람이 만남을 가진 것은 지난 15일 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이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이후 8일 만이다.
김 원내대표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와 원 구성에 대한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 원내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직접 그가 있는 곳으로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 측은 조계종 총무원 등을 총동원해 주 원내대표의 위치를 수소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 45분경 주 원내대표가 머무르던 강원도 고성 화암사를 찾아가 극적인 회동이 타결됐다.
이들의 회동은 외부 만찬으로 이어지며 9시 58분까지 5시간 넘게 진행됐다.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까지 찍을 정도로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원 구성에 대한 합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회동 직후 민주당 측은 “양당 원내대표는 오늘(23일) 회담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주 원내대표 역시 통합당 공보실을 통해 “(민주당은) 새로운 제안은 하나도 없었고 단순히 나라를 위해 계속해서 동참해달라고만 했다. 변화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에서 25일 (국회로) 오라고 한 상황에서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면서도 “내일(24일)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23일 강원 고성군 화암사에 칩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오른쪽)를 찾아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절에서 함께 내려오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한편,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3차 추경안의 6월 국회 통과를 위해 모레(26일)까지는 원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며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 소집 대기령을 내린 상황이다. 민주당과 통합당이 원 구성 협상에 마침표를 찍지 못한 상황에서 26일 이전에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