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4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도입 10년의 성과를 분석 및 평가해 발표했다.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사진=이종현 기자
스팩은 다른 법인과의 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두고 공모방식에 의해 상장하는 명목상 회사를 뜻한다. 스팩은 설립 후 일반공모를 거쳐 상장되며 합병에 성공하는 경우 계속기업으로 존속하지만 실패하는 경우 상장폐지 후 청산된다. 불공정거래 방지를 위해 공모 이전 대상법인 특정이 금지되며 공모자금의 90% 이상을 증권금융 등에 예치해 투자자를 보호한다.
2010년 21개 스팩이 상장한 후 2020년 5월 말 기준 총 183개 스팩이 상장했다. 2010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스팩은 모두 합병대상법인 발굴실패로 상장폐지됐고, 이후 코스닥 상장으로 단일화됐다.
스팩은 2010~2019년 코스닥 시장에서 총 1조 9278억 원을 모집해 같은 기간 중 주식공모금액(25조 1209억 원)의 7.7%를 차지했다. 특히 2014년 이후에는 주식발행건수의 20.4%를 차지하는 등 코스닥에서 기업의 유용한 자금조달수단으로 안착했다.
2020년 5월까지 85개 스팩이 합병에 성공했고, 9개 회사는 합병이 진행 중이다. 합병성공률(2017년 5월 기준)은 약 64.3% 수준이다. 2017년 6월 이후 상장한 스팩은 합병기한(36개월)이 남아있어 대상에서 제외했다.
2015년 이후 합병을 통한 상장은 매년 코스닥 상장건수 대비 10%를 초과하며, 탐색기간은 평균 16개월 소요됐다. 또 2020년 5월까지 총 43개 스팩이 합병기한인 36개월 내 합병하지 못하고 상장폐지됐다.
2018년까지 합병에 성공한 68개 스팩 중 43사가 합병 1년 후 매출이 증가했으며 이 중 30개 회사는 2년 연속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공모자금 유입에 따른 연구개발 지출이 증가하거나 합병준비비용 발생 등으로 영업이익은 대체로 감소하거나 손실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0년 5월까지 합병에 성공한 85개 스팩은 상장승인일 3개월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45.6% 상승했다. 이 중 67개사는 주가가 평균 59.93% 상승한 반면 18개 회사는 7.7% 하락해 대체로 합병 공시가 호재로 작용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