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의 멤버인 화사는 솔로 첫 미니음반 ‘마리아’를 6월 29일 발표한다. 지난해 2월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한 노래 ‘멍청이’ 이후 1년 4개월 만에 내놓는 신곡이다. 사진=화사 ‘마리아’ 음반 티저 영상 캡처
경쟁상대로 꼽히는 톱 가수들이 같은 날 음반을 발표하는 일은 가요계에서 ‘금기’로 통한다. 줄곧 비교대상에 놓이는 부담을 가져야 하는 데다, 음반 출시 직후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곧장 순위가 매겨지는 상황까지 함께 겪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먼저 물러날 수도 없다. 주사위는 던져진 만큼 기선제압, 시선몰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랏빛 밤 vs 마리아
선미와 화사는 아이돌 그룹이 대세를 이룬 현재 가요계에서 솔로 가수로는 드물게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음악은 물론 무대에서 연출하는 퍼포먼스와 패션 스타일까지 트렌드를 이끄는 스타라는 공통점으로도 묶인다. 그런 두 가수가 뜨거운 여름을 겨냥해 한층 강렬한 음악과 퍼포먼스로 복귀를 선언하면서 올해 여름 가요계는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선미도 10개월 만에 발표하는 신곡 ‘보라빛 밤’(pporappippam)을 6월 29일 내놓는다. ‘보라빛 밤’의 노랫말도 직접 쓴 선미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미지를 공개해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사진=선미 ‘보라빛 밤’ 티저 이미
양측에 따르면 의도적인 맞대결 선언은 아니다. 여름을 겨냥한 솔로 컴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반 상황을 고려해 29일로 날짜를 확정하고 보니 공교롭게도 하필 같은 날 맞붙게 됐다는 설명이다.
화사는 지난해 2월 ‘멍청이’를 통해 그룹 마마무의 일원이 아닌 솔로 화사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진 바 있다. 특히 대담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노랫말로 1020세대 여성 팬의 전폭적인 지지도 얻고 있다. 이번 ‘마리아’는 화사의 세례명이기도 하다. 그는 그룹 활동과 솔로를 통해 쌓은 실력을 음반에 쏟아 붓는다는 각오로 작업에 임했다. 소속사 RBW는 “성숙하고 깊어진 음악과 퍼포먼스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준비했다”고 밝혔다.
마마무의 세 번째 앨범 ‘블루스(BLUE;S)’ 발매 쇼케이스 당시의 화사. 사진=박정훈 기자
#출혈경쟁일까 시너지일까
선미와 화사의 대결은 단순히 음반을 통한 경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스타일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무대에 설 때마다 반전을 거듭하는 모습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만큼 남다른 각오로 나선 이번 음반을 통해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여름은 솔로 여성가수들이 단연 돋보이는 계절이기도 하다.
예능프로그램 역시 이들에게 또 다른 활동 무대다. 음반활동으로 팬들의 지지를 얻지만 대중성을 확보한 계기는 예능프로그램에서의 활약 덕분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화사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보는 이들의 식욕까지 자극하는 ‘먹방’ 향연으로 인지도를 쌓았고, 이후 개성 만점 일상생활을 보여주면서 팬덤을 확고하게 다졌다. 음반 발표 이후 ‘나 혼자 산다’의 든든한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능에서 선미의 활약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웹예능 ‘찐세계’를 통해 14년차 가수로 늘 대중의 사랑을 받은 상황을 잠시 내려놓고 누군가의 팬이 돼 스타를 좇는 상황을 체험했다. 특히 선미는 이 프로그램에 친동생인 이승동, 이동 씨와 동참해 화제를 모았다.
이달 초에는 SBS에서 방송한 휴먼 다큐멘터리쇼 ‘선미네 비디오가게’ 진행도 맡았다. 잊고 지낸 기억에 남은 영상들을 다시 꺼내 사람들의 삶을 재발견하는 콘셉트로 반향을 일으켰다. 단일 방송이었지만 시청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하반기에 재편성돼 다시 한 번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방위에서 벌어지는 선미와 화사의 대결은 출혈 경쟁으로 남을까, 아니면 기대 이상의 동반 시너지를 낼까. 가요계에서는 여름 최대 관전 포인트로 이들의 빅매치를 꼽고 있다. 물론 순위 다툼에 대한 우려보다 카리스마와 실력을 겸비한 두 솔로 가수가 만들어낼 가요계 분위기 상승에 거는 기대가 높다.
미니앨범 ‘WARNING(워닝)’ 쇼케이스 당시 타이틀곡 ‘사이렌(Siren)’ 포인트 안무를 선보이는 선미. 사진=박정훈 기자
가요계 관계자는 “선미와 화사가 이번에 내놓는 곡은 자신의 이야기나 지향을 녹여낸 자작곡”이라며 “정체성을 확립한 아티스트의 시너지가 가요계 전반에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