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공사 조직변경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민관대책위 민간위원들이 25일 전원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김병옥 양평공사 민관대책위원회 시설분과장, 여현정 양평경실련 사무국장, 유영표 민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양평경실련 공동대표), 김연호 양평경실련 정책위원장(철도노조 용문차량지부장)
[일요신문=양평] 양평공사 조직변경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민관대책위 민간위원들이 25일 전원 사퇴했다.
민관대책위 민간위원들은 이날 오전 9시 군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양평공사 민관대책위 민간위원들은 민간위원 전체회의에서 마련한 요구안에 대한 군의 답변이, 민관대책위 정상화와 양평공사 과거사 진상규명을 통한 적폐청산 및 공론화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실행 의지와 계획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이에 민관대책위를 지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민관대책위라는 이름으로 군의 명분 쌓기에 동원되어 손발이 묶인 채 들러리만 서고 있을 수 없기에 민관대책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하고 철수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양평공사 과거사 진상규명과 적폐청산, 조직변경 사회적 합의에 동의하는 군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범군민 대책기구를 결성하여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사퇴 기자회견문 전문.
‘양평공사 조직변경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민관대책위원회’(이하 민관대책위) 민간위원들은 지난 3일 민간위원 전체회의를 거쳐‘민관대책위 공식 활동 보장을 위한 위촉장 수여와 민관대책위 활동에 필요한 예산 마련,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자료요청에 적극 협조, 민관대책위 운영위원회 정상화와 전체회의 개최’등의 4가지 요구안을 군에 공식 전달했다.
그리고 민관대책위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실질적인 대책과 구체적 실행계획이 포함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정동균 군수는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간위원들의 요구는 가능한 반영하고, 구체적인 사안은 22일 민관대책위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민간위원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22일 운영위원회에 참여하였고, 이를 통해 실질적 대안과 구체적 실행계획이 제시되기를 기대하였지만 ‘내부 방침 문서를 근거로 위촉장 수여하겠다’는 것 이외에는 민간위원들의 요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하기에 공론화 예산마련과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자료협조 등의 노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해 11월 양평공사 재무회계 용역 진단 결과가 보고된 이후 양평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과거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양평공사 조직변경에 대한 군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민관대책기구를 제안했다.
정동균 군수는 이러한 민의 요구를 받아들여 민관대책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친환경농민단체연합 대표, 양평공사노조 대표, 시민단체 대표자들과 군청 주무 부서 담당자들과 4차례의 준비회의를 거쳐 민간위원 29명이 참여하는 양평공사 조직변경 사회적합의를 위한 민관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민관대책위 출범과 함께 우리는 양평군 지방자치 역사상 처음으로 민관협치와 군민공론화를 통해 군의 민감하고 중대한 공적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양평군의 민주주의가 한걸음 더 발전하기를 기대했다.
양평공사 대책위가 양평군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 양평군민의 숙원인 오래된 적폐를 해결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나가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대책위를 합의하고 출범한지 5개월이 지나도록 민관대책위는 과거사 진상규명과 조직변경에 대한 사회적합의를 이뤄내기 위한 어떤 활동도 하지 못했다.
대책위 활동의 명분과 근거를 마련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보장해달라고 수차례 요구하였고, 각 분과에서는, 전문위원들의 자문을 거쳐 분과별 계획을 수립하고 구체적인 활동방향을 만들어 제시하였지만 양평공사 정상화를 위한 어떠한 활동도 보장받지 못했다.
민관대책위 파행과 무산의 가장 큰 책임은 양평군 의회 의원들에게 있다.
군의원들이 의원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해주기를 기다리고 기다리다 민간에서 직접 나서서 요구하고 합의를 거쳐 만들어낸 민관대책위인데, 대책위에 참여해 군의원의 역할을 해내려 노력한 군의원 한사람도 없었다. 오히려 지난 4월 24일 ‘대책위 예산 전액 삭감’을 결정하고 대책위 활동을 무력화시켰다.
유영표 민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사퇴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껏 양평군의회는 양평공사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공사 의사결정 구조의 문제, 관리 감독 기관인 군청의 개입, 수건의 사기사건, 각종 공금의 타 용도 유용, 회계조작과 분식회계, 인사채용비리, 납품비리 등 양평공사를 적폐공장으로 만든 사건들은 열거할 수 없이 많았음에도 양평군의회는, 관리감독 및 감시를 제대로 하지 못 한 채 사태에 대한 진상과 책임규명을 덮어 왔다.
10년이 넘도록 온갖 부정과 부폐, 밀실 부실 경영으로 233억원의 부채, 589억원의 막대한 손실을 발생시켰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의 몫으로 돌아왔고, 군민들은 이에 충격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군의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과거 정부의 잘못이 군민들에게 크나큰 피해와 상처를 주었다면 현역 의원들은 앞장서서 이를 따져 묻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이 도리 아닌가?
잘못을 뿌리 뽑고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하고, 특별조사권 발동하고, 청문회도 열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그리하여 책임자를 밝혀내고 법적, 사회적 책임을 묻고, 더 이상 군민들의 막대한 혈세를 이렇게 함부로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도리 아닌가?
그러지 못했다면 적어도 군민들에게, 직원들에게 미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도 아니라면 적어도 군민들이 직접 나서서 적폐를 청산하고 잘못을 바로잡자고 할 때 발목을 잡지는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문제 해결의 권한과 키를 쥐었음에도 안타깝게도 현 8대 군의회 의원 중 어느 한사람도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있다.
또한 민관대책위에 참여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태도는 어떠했는가?
민관대책위 출범 5개월이 지나도록 행정의 한계만을 핑계로 민관대책위 활동의 근거와 공론화 예산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과거사 진상규명의 의지조차 없다.
5개월 가까운 활동 기간 동안 제대로 협조한 것은 없었으며, 결국 민간위원들은 손 발이 묶인 채 분과별로 추진하고자 계획했던 활동들이 모두 무산되었다.
민관대책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과거사 진상규명을 통한 적폐청산과 공론화를 통한 조직변경안의 사회적 합의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판단과 결정이 아닌 보다 많은 구성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담아 군민들과 함께 풀어야 한다는 것이 민관대책위 활동의 근거이자 이유다.
그러나 여전히 이 두 가지를 이뤄내기 위한 활동 보장은 불투명하고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민간위원들은, 이상의 요구에 대한 구체적 실행 의지와 계획이 존재하지 않는 민관대책위를 지속할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며, 더이상‘민관대책위’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군의 명분 쌓기에 동원되어 손·발이 묶인 채 들러리만 서고 있을 수는 없기에 민관대책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하고 철수할 것을 결정하였다.
이제 우리는 양평공사 과거사 진상규명과 적폐청산, 조직변경 사회적 합의에 동의하는 군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범군민 대책기구를 결성하여 싸워나갈 것이다.
양평공사 조직변경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민관대책위 민간위원 일동
여현정 양평경실련 사무국장이 사퇴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김연호 양평경실련 정책위원장(철도노조 용문차량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김병옥 양평공사 민관대책위원회 시설분과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양평공사 조직변경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민관대책위 민간위원 사퇴 회견장이 마련된 군청 4층 대회의실.
여현정 양평경실련 사무국장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김현술 강원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