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의 기소 여부를 심의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가 26일 열린다. 이재용 부회장이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임준선 기자
대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이 부회장 기소 타당성을 판단할 심의위 현안위원회(현안위)를 열고 검찰과 삼성 측 의견을 듣는다. 이날 오후 5시 5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의견 진술과 질의응답 등이 길어지면 종료 시각은 더 늦어질 수 있다.
검찰에서는 주임검사인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이복현 부장검사와 이 부회장 대면조사를 담당한 최재훈 부부장 검사, 의정부지검의 김영철 부장검사 등 3∼4명이 참석한다.
이 부회장 측은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 검사 출신 변호인들이 나선다.
심의위 소집을 신청한 김종중 옛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과 삼성물산 측에서도 변호인들이 참석한다. 이 부회장 등 당사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
현안위가 열리면 우선 위원장인 양창수 심의위원장 회피 안건을 논의하고, 위원장 직무대행을 정한다. 직무대행은 당일 참석위원 15명 중 호선으로 정한다.
이어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등 각계 비검찰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 14명은 검찰 측 삼성 측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하고 의견 진술을 듣는다. 양측은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제한된 시간 내 방대한 사안을 설명하면서 위원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위원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사이 합병 균형이 맞았는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이 부회장이 두 사안에 개입 및 묵인한 정황이 있는지 등을 가려야 한다.
현안위는 만장일치 결론을 목표로 하지만,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14명 중 찬성 7명, 반대 7명으로 찬반 득표율이 같을 경우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앞서 이 부회장의 신병처리와 기소여부를 두고 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과 11일 서울중앙지검 부의심의위원회는 각각 영장기각과 심의위 회부로 이 부회장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에서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