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증상을 보인 어린이가 다수 발생한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14명이 ‘햄버거병’ 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 A 유치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은 25일 오후 현재 안산시 상록구 A 유치원에서 식중독 증상을 보여 병원에 입원한 원아 등 환자가 모두 22명이라고 밝혔다.
입원 환자 중 14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의심 증세를 보였다. 이들 중 장 기능 등이 나빠진 5명은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8명은 ‘햄버거병’ 의심 증세는 없지만 설사, 복통, 발열 등 증세로 입원 중이다.
22명 외에도 88명이 유치원과 관련해 설사와 복통, 발열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현재까지 확인된 유치원 관련 환자는 100명에 달한다. 대부분 A 유치원 원아들이다.
이번 식중독 사고로 입원한 환자도 당초 모두 31명이었다. 그러나 9명이 증세가 일부 호전돼 퇴원했다.
입원 환자 외에 A 유치원 원장 등 6명은 제대로 익히지 않은 소고기나 오염된 음식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되는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으로 외래 진료를 받았다.
햄버거병도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로, 햄버거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투석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망가지기도 한다.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은 역학 조사와 방역 조치에 나섰으며, 유치원 원아와 교직원 등 총 202명의 검체를 채취해 전수조사했다. 가족 58명과 식자재 납품업체 직원 3명 등 84명도 검사했다.
검사 결과 현재까지 원아 42명과 교사 1명에게서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으며, 147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96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A 유치원은 지난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식중독 사고 등에 대비해 보관해야 할 궁중떡볶이, 우엉채조림, 찐 감자와 수박 등 음식 6건은 제대로 보관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A 유치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추가로 적발되는 위법사항에 대해 고발 조치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