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민정 씨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정환 씨가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약혼식을 올렸다. 이날 약혼식은 삼엄한 경비 속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약혼식은 서민정 씨가 맨 마지막으로 차에 올라타며 마무리됐다. 사진=최준필 기자
6월 27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민정 씨와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정환 씨가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약혼식을 올렸다. 약혼식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오후 6시에 시작돼 피로연을 마친 오후 8시에 마무리됐다.
이날 약혼식에는 아모레퍼시픽, 호텔신라 직원과 경호원을 포함해 약 수십 명이 현장을 통제했다. 영빈관은 정문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가 폐쇄됐다. 옆 출입구는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을 설치했다. 호텔신라에서 영빈관으로 이어지는 곳도 차단됐다. 영빈관 근처에서 돌사진을 찍으려는 고객에게 경호원이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약혼식은 양가 친척들이 모인 가운데 소규모로 진행됐다. 오후 3시 55분 서경배 회장과 아내 신윤경 씨가 도착했다. 오후 5시 20분 차에서 내린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이 취재원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바로 이어 홍석조 BGF그룹 회장과 아내인 양경희 BGF복지재단 이사장이 도착했다.
오후 5시 40분 경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남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삼성가 일원도 속속 약혼식장에 들어섰다. 참석 여부를 두고 관심을 끌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 논란 등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홍석준 회장은 홍진기 전 법무부 장관의 삼남이다. 홍라희 여사,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의 동생이다. 이부진 대표와 이서현 이사장, 이재용 부회장은 홍정환 씨의 고종사촌이다.
이날 약혼식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사진)와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남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 등 삼성가 일원도 참석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앞서 서민정 씨와 홍정환 씨는 올해 초 지인 소개로 만나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서민정 씨는 1991년생으로 미국 코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를 거쳐 2017년 1월 아모레퍼시픽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중국 장강상학원(CKGSB)의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10월 아모레퍼시픽에 재입사했다. 직급은 과장급에 해당하는 ‘프로페셔널’이다. 서 씨는 현재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2.93%를 보유하고 있다. 서경배 회장에 이은 아모레퍼시픽그룹 2대 주주다. 주력 비상장계열사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에스쁘아 등의 지분도 각각 18.18%, 19.5%, 19.52%를 보유 중이다.
1985년생인 홍정환 씨는 홍석준 회장의 1남 1녀 중 장남으로 보광창업투자에서 투자 심사 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지주사 BGF(0.52%), BGF리테일(1.56%) 등 친가인 보광그룹 관련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화려한 혼맥을 자랑한다. 서경배 회장의 형인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은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 장녀 방혜성 씨와 결혼했다. 서경배 회장의 아내인 신윤경 씨는 신춘호 농심 회장 막내딸이다.
2018년 CEO스코어가 국내 100대 그룹 혼맥도를 조사한 결과 재계 내 결혼이 전체 367건 중 186건을 차지했다. 2명 중 1명은 기업 간 사돈을 맺은 것이다.
한편 2014년 9월 아모레퍼시픽이 투자한 국내 스타트업 웨이웨어러블은 이듬해 보광창업투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2015년 보광창업투자는 한화(인베스트먼트, 드림플러스), 스파크랩스 컨소시엄 등과 함께 웨이웨어러블에 투자했다. 당시 보광창업투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성장성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등에 주목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