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에게 정식 업무 외의 허드렛일 등을 시켰다며 ‘갑질 논란’이 불거진 원로 배우 이순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고 했다. 사진=영화사 두둥 제공
김 씨는 매니저로 일하는 2개월 동안 주말을 포함해 쉰 날은 단 5일이었으며 평균 주 55시간 넘게 일했다고도 주장했다. 휴일근무수당이나 추가근무수당은 없었으며 기본급 월 180만 원이 그의 월급이었다.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은 채 근무했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이순재 측 역시 김 씨의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순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4대 보험이나 임금 문제에 대해 내게 토로한 적이 있지만 매니저의 고용과 처우에 관한 모든 문제는 모두 학원(이순재가 원장으로 있는 SG연기아카데미)에서 담당하기에 사실 보험이나 임금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며 “김 씨가 호소하길래 학원 측에 ‘김 씨의 말을 들어보라’고 말해줬다”고 해명했다.
아내의 허드렛일 요구에 대해서는 “아내가 3번 정도 개인적인 일을 김 씨에게 부탁했길래 주의를 준 적이 있다. 김 씨에게도 그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할 수 있겠지만 보도에서 ‘머슴생활’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김 씨 직전에 이순재의 매니저를 맡았다고 주장한 한 네티즌도 가세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이순재 선생님의 매니저로 올해 4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일했다”고 밝히며 “저는 이순재 선생님의 매니저로 일하며 값진 경험과 배움을 얻었다. 내가 배우 지망생이었던 만큼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고, 배우로써 작품에 임하실 때 자세를 곁에서 지켜보고 배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을까에 대해 배울 수 있던 값진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씨 직전에 이순재의 매니저를 맡았다고 주장한 네티즌 A 씨는 자신의 SNS에 장문의 옹호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컴퍼니그리다 제공
이어 “하지만 전 이게 노동 착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연로하신 두 분만이 사시는 곳에 젊은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들은 도와드리고 싶었다”라며 “지금 매니저에게 개인적인 일들을 부탁하셨다고 하는데, 이건 제 잘못인 것도 같다. 내가 먼저 필요한 것 있으시면 말씀하시라고, 도와드렸던 것들이 있는데 아마 그런 일들이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생님과 함께 하는 게 좋았고 일을 그만두는 게 선생님께 너무 죄송했지만, 내가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배우라는 꿈을 펼칠수 있는 기회가 와서 그만두게 됐다. 그만두고 나서 선생님께서 약을 하나 주문해달라고 하시고 입금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입금이 너무 많이 돼서 전화로 여쭈니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하시며 열심히 준비하라고 응원도 아끼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또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누굴 머슴처럼 부리거나 부당하게 대우하실 분이 아니다. 무뚝뚝하시지만 누구에게나 민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셨고 모범이 되기 위해 애쓰셨다”며 “생방송으로 뉴스를 보셨거나, 기사를 접해 선생님과 가족분들의 오해는 풀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 진심을 담아 새벽에 글을 작성했다. 솔직히 몇 분이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다. 내가 이런 글을 쓰는 게 전부겠지만 저희 선생님 정말 좋으신 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순재는 7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확한 전후 사정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