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계약한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7층 캠프 사무실의 7월 2일 모습. 사진=박은숙 기자
이낙연 의원은 7월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대로라면 내 거취를 (7월) 7일쯤 밝히겠다”며 사실상 민주당 8·29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의원은 4·15 총선 이후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7개월짜리 당대표’라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출마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이낙연 의원 측은 최근 국회의사당 맞은편 대산빌딩에 사무실을 차렸다. 대산빌딩은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대선 캠프를 차렸던 건물이다. 대통령을 배출했던 명당인 셈이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5층 전체와 4층 일부를 사용했다. 정가에선 이 의원이 대산빌딩에 터를 잡은 것에 대해 당권뿐 아니라 대권까지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받아들인다.
정치권과 언론 등에 따르면 사무실 규모는 100㎡(약 30평)대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용 캠프를 최소화해 조용하고 소박하게 전대를 준비하라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이낙연 의원실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위한 캠프 운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캠프 사무실이 있는 빌딩에 아직 가보지도 않았다”며 “현재 사무실은 비어있다. 집기도 안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 측은 전대 출마 선언 후 캠프 사무실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일요신문은 7월 2일 오후 2시 대산빌딩을 방문했다. 대산빌딩 7층에는 4개의 사무실 문이 있었다. 중앙복도 정면에 양문형으로 된 사무실 702호가 있고, 왼쪽으로 2개, 오른편 복도 끝에 701호가 위치했다. 7층에 다른 업체는 입주해있지 않았다.
이낙연 의원. 사진=박은숙 기자
7층 사무실 문 중 701호만 번호키 자물쇠가 설치돼있었다.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니 사무실에는 6명 정도 있었다. 컴퓨터가 설치된 책상에서 각자 업무를 보고 있었다. 책상 8개 정도가 두 그룹으로 나뉘어 배치됐다. 그 외 다른 집기들은 없었고, 책상 맞은편 사무실 끝에 회의용 탁상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사무실 한 관계자는 “우리는 자원봉사자들”이라며 “아는 것이 따로 없다”고 말을 아꼈다. 1~2시간 후 기자가 대산빌딩 701호에 다시 찾아갔다. 여전히 인기척이 느껴졌지만, 문은 안에서 잠겨있었다.
대산빌딩 관계자는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계속 오고가며 상주해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 측 설명과 다르게 일부 인원들이 이미 전대 캠프를 준비 중인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낙연 의원 측은 일부에 알려진 것과 다르게 701호뿐만 아니라 702호도 임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산빌딩 관계자는 “최근 701호와 702호를 동시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702호에는 사람이 없었다. 다만 캠프 설치를 앞둔 듯 간이 칸막이와 책상 등이 한편에 쌓여있었다.
집합건축물대장에 따르면 701호 전용면적은 104.44㎡, 702호는 42㎡다. 두 곳을 합치면 44평(146.44㎡)가량 된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는 약 15평 가까이 크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