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구급차를 막은 탓에 응급환자가 사망했다는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혐의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승용차들이 서울 시내 도로를 달리는 모습으로 본 기사와 무관함. 사진=일요신문DB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6일 서울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택시 기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1차 조사를 마쳤다”며 “현재는 (택시 기사가)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이 돼 있지만 추가적인 형사법 위반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언론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나 ‘업무방해’ 등 여러 사안이 거론되는데 이를 전반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며 “형사법 위반도 인정되면 추가 입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지난 6월 8일 오후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의 도로에서 김 아무개 씨가 어머니인 폐암 4기 환자 80대 여성 A 씨를 구급차로 태우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택시와 접촉사고가 나면서 발생했다. 구급차 운전자가 응급환자의 존재를 설명했지만 택시 기사는 구급차를 막아 세우고는 사고 처리부터 하라고 요구했고, 이로 인해 도로에서 10분가량을 허비한 뒤 응급실로 옮겨진 A 씨는 결국 사망했다.
김 씨는 이 사연을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며 택시 기사 처벌을 요구했고, 이후 다수의 공분을 사며 경찰 수사로 이어졌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