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정선 교사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던 한 육상 지도자 교사의 유족이 전북 육상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을 기탁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작년 6월 퇴근길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백정선 교사의 남편과 딸은 7일 전라북도체육회를 방문해 정강선 회장과 전북육상연맹 윤방섭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장학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장학금 전달은 육상 선수 출신으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생전에 전북도 육상 꿈나무 육성에 헌신했던 고인의 유지를 유족들이 받들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동급생들보다 체격이 좋았던 백 교사는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6학년 때부터 육상을 시작했으며 체육중·고를 거쳐 교대에 진학해 교사가 됐다. 학창시절 백 교사는 800m 달리기를 주 종목으로 전북을 대표하는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했다.
백 교사는 교사로 임용된 후에도 육상과 함께하며 30년 이상 전북도내 일선 초등학교에서 육상 꿈나무들을 육성해 전북육상 발전에 밑거름이 됐다. 온화한 성품을 지난 백 교사는 선수들의 운동복을 직접 세탁해 입히는 등 제자가 아닌 친자식 이상으로 보살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퇴근길 만취한 음주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고 3차례에 걸친 뇌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해 가족들은 물론 체육계에 큰 슬픔을 안겨줬다. 백 교사는 생전에 육상부가 있는 학교만 전전하면서 인사고과를 제대로 받지 못해 승진이 늦어진 상태에서 교감 승진을 불과 1년 앞두고 사고를 당해 안타까움은 더했다.
백 교사의 가족들은 지난 6월 1주기 추도식을 지내면서 어느 정도 고인을 떠나보낸 슬픔을 가다듬고 생전에 육상에 대한 각별했던 애정을 기억해내고 고인을 기리기 위한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했던 것이다. 장학금을 전달받은 전북육상연맹은 ‘백정선 장학금’을 만들어 매년 치러지는 육상인의 밤에 형편이 어려운 육상 선수들을 지원해 고인의 뜻을 이어가기로 했다.
백 교사의 큰딸 김유영씨는 “엄마는 선수들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너무나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었다”며 “엄마의 뜻을 잇고자 하는 유족들의 마음이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ssy147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