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뜨겁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올 들어 5월까지 내국인의 해외주식 순자산 총액은 210억 달러에 달한다. 5월 말 기준 환율로 26조 원 규모다. 같은 기간 국내 개인과 기업의 국내주식 순매수액 20조 원보다 많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6월 해외주식 결제금액은 435억 달러로 직전 분기(275억 달러) 대비 58.3% 증가했다. 미국이 전체의 90%가량(218억 달러)을 차지했다. 이어 홍콩(19억 달러), 중국(6억 달러) 등이다. 종목은 1위부터 33위까지 모두 미국 기업이다. 테슬라가 25억 달러로 1위, 이어 마이크로소프트(17억 달러), 애플(15억 달러)의 순이다.
최근 흐름은 미국보다 유럽, 유럽보다 중국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의 증시 충격이 덜했던 중국은 5월까지 이렇다 할 반등이 없었지만 경제지표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개선되면서 6월 이후 증시 반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7월 들어서는 폭등세다. 중국에서도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정부도 관영매체를 동원해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미중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시진핑 정부가 경제성과에서도 미국에 지지 않으려 자본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증시도 최근 보안법 사태에도 불구하고 본토 기업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6월 항셍지수에 이어 7월엔 H지수까지 반등하고 있다. 유럽은 경제 봉쇄가 완화되고, 독일을 중심으로 경기부양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6월 이후 유로스톡 주가 상승률이 미국 S&P500을 앞서고 있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에게 유럽과 중국 증시는 종목보다는 지수 중심의 접근이 주로 이뤄지는 시장이다. 종목 중심의 대응은 여전히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분기가 인터넷, 2분기가 전기차였다면 3분기에는 코로나19를 중심으로 한 헬스케어주를 주목하라는 주문이 나온다. 의약품 개발 능력이 가장 뛰어난 만큼 성공 확률도 가장 높을 수 있어서다. 미국 바이오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국내 바이오주보다 낮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