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일석 충북도 균형건설국장이 9일 KTX 세종역 신설 반대 입장을 브리핑하고 있다.
[청주=일요신문] 이춘희 세종시장이 9일 기자회견을 통해 KTX 세종역과 ITX 신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용역 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 충북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남일석 충북도 균형건설국장은 이날 도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KTX 세종역에 대한 충북도의 반대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이미 정부 차원에서 불가로 결론이 났음에도 세종시가 지속적으로 KTX 세종역 설치를 추진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남 국장은 “세종시에서 구상하고 있는 KTX 세종역은 자체 용역 결과일 뿐 설치구역인 발산지역은 최소 안전기준인 부분선(대피선)도 확보되지 않고 설치 사례도 없는 비현실적이고 실현 가능성 없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종시의 계획대로라면 운행 중인 고속철도 선상에서 정차하는 비정상적인 역사(驛舍)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안전성 문제로 설치가 불가하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ITX 세종역의 경우 청주시내를 관통해 세종시~청주공항을 잇는 충청신수도권 광역철도와 함께 페키지 사업으로 추진한다면 충청권 상생협력과 대전~세종~청주로 연결되는 신교통 수단 구축 차원에서 지지한다”고 밝혔다.
남 국장은 “세종시의 관문은 오송역으로 정해졌으며, 이중투자는 국고 낭비이고 효율성이 없는 계획”이라며 “현재 정부에서도 재추진 움직임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두영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 충북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KTX 세종역 신설 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두영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 충북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KTX 세종역 신설은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 추진된 세종시 건설의 목적과 계획에 반한다”며 “세종역은 수도권 인구를 분산시키는 게 아니라 충청권 인구를 수도권으로 빨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세종시는 역 신설을 고집하지 말고 대전, 청주, 천안 등과 상생해 균형발전의 거점이 돼야 한다”며 “충청권 1일 생활권을 위한 국가철도망계획 반영에 노력이 없다면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KTX 세종역 사전 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검토돼 현재로서 역 신설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윤모 충청본부 기자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