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서울시 제공
7월 10일 오전 3시 10분쯤 서울시 민선 7기 고위 관계자 텔레그램 채팅방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장례절차에 관한 협의가 이뤄졌다. 시민장 혹은 가족장으로 5일에 걸쳐 진행한다는 게 종합된 협의안이었다. 그런데 7월 10일 오전 서울시는 서울특별시장으로 장례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돌연 시민장 혹은 가족장에서 더 큰 규모의 서울특별시장으로 바뀐 셈이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장을 진행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한상 고려대 교수는 “피해자인 전직 비서를 보호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그에게 지원과 보상을 해도 모자랄 판에 몇 억 원이 들지 모르는 5일 서울특별시장례를 치르고 시청 앞에 분향소를 만들어 시민 조문을 받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그렇게 쓸 돈과 지원인력이 있다면 전 직원을 보호하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그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 서울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서울시 직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전 비서분이라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박원순 시장의 시민운동가로서의 업적을 기리는 것은 시민사회의 몫”이라고 했다.
일반 시민도 반대에 나섰다. 7월 10일 올라온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장 반대 청와대 국민 청원은 7월 10일 오후 4시 50분 기준 12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누가 장례 절차를 바꿨을까. 서울시 관계자는 “유가족과 시청의 상의 결과”라고 잘라 말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