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당시 불법 매립이 없었던 광혜저수지 항공사진. 남윤모 기자
[진천=일요신문] 지난달 언론과 주민들의 공론화로 공유수면 불법매립이 적발된 한국농어촌공사 진천지사(이하 진천농어촌공사) 관리 하의 광혜저수지(두메저수지)가 하류에 이어 상류에도 공유수면 불법매립 의혹이 일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저수지 상류에서는 매년 경기 안성시의 협조로 빙어축제가 열렸던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진천농어촌공사의 관리 소홀과 개발행위 허가를 관장하는 안성시의 관리에 대한 질책도 동시에 불거져 나온다.
안성시와 충북 진천군 광혜원에 걸쳐 있는 광혜저수지 일부에 관리 주체인 진천농어촌공사도 모르는 불법매립된 곳이 하류에 이어 상류에도 또다시 발견됐다.
안성시 죽산면 두교리에 있는 광혜저수지는 한국농어촌공사 소유로 만수면적 총 49만649㎡다. 30여 년 전부터 개인에게 48만1126㎡를 임대해 낚시터 사업을 하고 있으며 인근에서는 낚시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이 낚시터 사업은 현재까지 2대가 계승해 운영되고 있다.
해당 낚시터는 현재 허가상으로 25개(3~5인승)의 좌대와 평잔교 6개 등의 시설이 있어 낚시를 즐기는 서을 근교와 경기도, 충청도 일대 낚시 동호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명소다.
특히 주말이면 낚시를 하기 위해 찾아온 외부 방문객들로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가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붐벼 주민들은 밀려드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혜저수지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1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담수량을 늘리고자 총 181억8200만원을 들여 4대강 사업의 일환인 ‘고향의 강’이란 명칭으로 높이 약 2m의 둑높이기 사업을 진행한 곳이다.
불법매립 의혹이 일고 있는 광혜저수지 2018년 항공사진. 상류 빨간 선 부분이 불법매립 의혹지. 남윤모 기자
이 저수지는 충북 청주시의 젖줄인 미호천의 최상류로 현재 수질은 약 2급수 수준이다. 안성시와 진천 광혜원 일대 농경지에 농·공업용수로 공급되며 일부는 생활용수로 공급되고 있어 이런 이유로 ‘고향의 강’ 사업에 선정됐다.
그러나 최근 광혜저수지 공유수면 불법매립 의혹이 하류에 이어 상류로 불거짐에 따라 낚시터 임대사업주와 갈등이 벌어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행정구역상 안성시 죽산면 두교리 451-3, 468-4 번지에 대해 주민들은 의혹을 제기했다.
또 저수지 상류지역 주민들은 빙어축제가 열리는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58번지(유), 53-3번지(유), 580-1번지(답)번지, 산78(임)번지, 542번지(임), 594번지(답) 일대가 재생골재를 이용해 불법매립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을 방임한 기관들의 책임론까지 대두되고 국무총리실에서 광혜저수지에 대한 모든 서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광혜저수지 상류와 하류의 부지는 2010년 ‘고향의 강’ 둑높이기 사업이 진행되면서 하류의 낚시터 전용 주차장과 관리시설로 활용되고 있는 곳에 이어 상류의 빙어축제가 개최지와 근접한 곳의 임시 주차장 등 공유수면이 모두 원주민도 모르게 불법매립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주민들은 누가 어떤 의도로 사업 중 이 공유수면을 불법으로 매립했는지 관계당국과 사법당국이 정확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저수지 상류 불법매립에 대해 죽산면 관계자는 “2010년 고향의 강 공사 당시 둑높이기 사업에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기 위해 둑 옆에 있는 산과 저수지 일부 준설을 실시했으며 아마 이 흙이 매립에 사용됐을 것”이라며 “도로선형 개량 공사를 하면서 홍수위면을 계산해 일부분의 지면을 복토로 높이면서 매립이 될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하지만 “불법 매립된 곳이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당시 공사를 지휘했던 관리 주체인 진천농어촌공사에서 정리해야 할 일”이라며 “안성시는 인·허가나 어떤 행정력도 동원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저수지 상류지역 주민들은 “당시 공사를 하면서 덤프트럭으로 흙을 실어 날랐고 나무까지 식재해 당연히 농어촌공사에서 하는 사업으로 알아 말리지 못했다”며 “빙어축제를 하기 위해 매립을 한다는 소문이 있어 농어촌공사의 감독하에 합법적으로 진행하는 공사로만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년 빙어축제를 하면서 겪은 불편이 이루 헤아릴 수 없는데도 참고 살아 왔는데 저수지 상류부분이 불법매립됐다면 이를 관리하는 진천농어촌공사가 십수년간 관리를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또 저수지 수질이 날로 악화됐으니 휴식년제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진천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공유수면은 준설할 수는 있지만 어떤 이유로도 불법매립은 할 수 없다”면서 “공사에서 처리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으며 불법매립 사실에 대해서는 당국에 고발 등 사법조치를 할 예정이다. 저수지 수질악화에 대한 휴식년제는 조사위원회에서 정밀하게 조사·검토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진천농어촌공사는 지난 1일 저수지 임대관리인에게 공문을 보내 저수지관리에 대한 부분과 안전시설 등에 대한 강화 조치를 지시하는 한편 불법매립에 대한 원상복구도 언급했다.
2020년 6월 여전히 불법매립이 진행되고 있는 광혜저수지 상류 부분. 남윤모 기자
진천농어촌공사가 시달한 공문은 ▲홍수면 부지 내 불법매립 구간의 원상 복구 및 사용허가 승인 외 지역 사용 불가 통보 ▲승인 규격(좌대), 설치방법(육상평잔교) 등에 대한 계약서 상 명시된 내용과 같도록 조치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시설물 설치 ▲제방 인근 주차 및 낚시 등 불가 통보 ▲저수지 낚시터를 이용하는 낚시객 증가에 따른 불법 주정차 관리 조치 요청 ▲쓰레기, 불법시설물 및 자재 등의 홍수면 부지 외 지역 적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진천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불법매립은 우선적으로 원상복구를 명령했으며 그 이후에는 사안을 따져 행정처리와 사법당국에 의뢰할 예정”이라며 “조사위원회를 꾸려 광혜저수지의 모든 행위에 대해 정밀한 조사를 할 계획이며 드러나는 불법에 대해서는 원리원칙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안성시 관계자는 “해당 지번에 최근 10년간 개발행위에 대한 신고나 인·허가 사항은 없다”며 ”만약 불법매립이 확인되면 당연히 원상복구 명령과 고발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유지가 일부 저수지에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매립은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 광혜저수지 불법매립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남윤모 충청본부 기자 ilyo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