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0일 생애최초 특별공급 적용 대상주택 범위 및 공급 확대, 생애최초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 사전분양 물량 확대, 다주택자·법인 등에 대한 취득세율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관련기사 ‘사전분양 물량 대폭 확대’ 정부,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발표).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 여기저기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17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 장관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7월 10일에 부동산 대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하지만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여론에 등 떠밀려 김현미 장관이 대통령을 만난 후 8일 만에 급조한 정책”이라며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까. 누구에게 팔까. 양도세와 비슷해진 증여세…차라리 팔지 않고 자녀에게 증여하지 않을까”라고 비판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부동산 투기의 핵심인 대기업 보유 토지는 건드리지도 못한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며 “생산적인 투자로 흘러야 할 돈이 부동산 투기로 몰리는 것인데 이를 정부가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선임대변인은 이어 “다주택자의 절세 수단으로 전락한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는 말은 폐지를 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그대로 유지됐다”며 “4년 임대 및 8년 임대 아파트에 대해 신규 임대사업 등록을 받지 않는 것일 뿐이며 기존 52만 명의 임대사업자가 누리고 있는 각종 혜택은 폐지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야당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가계대출의 총량규제나 주거안정화 대책보다는 무주택 서민과 청년·신혼부부들에게 자칫 ‘빚내서 집사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가능성이 매우 높아 우려된다”며 “1세대 1주택의 경우 양도차익에 관계없이 비과세되고 있어 양도차익을 노린 불필요한 주거이전이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특혜를 임대의무기간 동안 유지한다는 것에서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며 “종부세법안에 대한 보완과 함께 부동산 공급구조와 시장유동성을 감안한 종합적이고 실효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허윤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0일 “적절한 세율 조정 등을 통해 시장 교란 행위를 근절하고 부동산 불패신화를 종식시킬 보완책이라 평가한다”며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서민과 실수요자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주택시장 안정화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정부가 수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음에도 집값이 안정되지 않아 일각에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토부 장관 교체 계획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