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정우가 위기다. 프로포폴 의혹에다 과도한 대출을 통한 건물 투자도 이미지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그런데 요즘 하정우가 위기다. 큰 위기가 될 수도 있었던 ‘스마트폰 클라우드 계정 해킹사고’를 정면 돌파해 범죄자 검거에 큰 공을 세웠지만 프로포폴 의혹은 다소 위험한 고비로 보인다. 물론 혐의가 입증되더라도 초범이라 실형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프로포폴은 마약류 가운데서도 가장 약한 약물로 초범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심각성을 보이지 않으면 기소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연예인 입장에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은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하정우는 관련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있으며 해당 병원이 진료기록을 대부분 폐기해 수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한번 이미지가 흔들리면 그 여파가 다른 곳으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최근 부동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하정우의 건물 투자도 이미지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하정우는 대표적인 건물주 연예인이다. 지난해 1월 하정우는 송파구 방이동 소재 127억 원대 3층 규모 빌딩을 매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스타벅스가 건물 전체를 임차하고 있다. 게다가 이 지점은 강남 3구에서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월 하정우는 송파구 방이동 소재 127억 원대 3층 규모 빌딩을 매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스타벅스가 건물 전체를 임차하고 있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처
하정우의 스타벅스 사랑은 대단하다. 2018년 7월에는 서울 화곡동에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3층 건물을 73억 3000만 원에 매입했고, 2018년 12월에는 강원도 속초 금호동에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3층 규모의 건물을 24억 원대에 매입했다.
스타벅스 입점 건물만 매입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 종각역이 인접한 7층 건물을 81억 원에 매입했다. 이어 9월에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앞 번화가에 위치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75억 원에 매입했다.
이처럼 스타벅스 입점 건물 3채를 비롯해 모두 5채의 건물을 매입한 하정우는 말 그대로 부동산 부자다. 5채의 매입가만 놓고 봐도 380억여 원이나 된다.
부동산 투자는 건물 값 상승만큼 꾸준한 임대 수입도 중요하다. 실제 건물을 매입했지만 공실률이 높아 고민하는 스타들도 많다. 반면 하정우는 가장 안정적인 임대 수입이 가능한 스타벅스 입점 건물을 주로 매입했다. 스타벅스의 경우 임차 시 10년 이상 장기 임대 계약을 맺는다.
거듭된 부동산 관련 이슈에 하정우는 지난해 12월 영화 ‘백두산’ 홍보 인터뷰에서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하정우는 “왜 그런 정보가 새어나가 세상에 알려지는지 모르겠다. 제 입장에서는 당혹스럽다”며 “다른 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된다. 지극히 사적인 부분인데 이슈화돼서 그런 기사를 접할 때마다 기분이 안 좋다”고 말했다.
빌딩 부자 하정우는 실제 380여 억 원이 있어서 건물 5채를 매입한 게 아니라 엄청난 대출이 있었기에 가능한 매입이라는 게 드러났다. 사진=MBC ‘PD수첩’ 방송 화면 캡처
문제는 지난 4월 MBC ‘PD수첩’이 ‘연예인과 갓물주’라는 주제로 건물주가 된 연예인들의 건물 투자법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하정우에게 실제 380억여 원이 있어 건물 5채를 매입한 게 아니라 엄청난 대출이 있었기에 가능한 매입이라는 게 드러난 것이다. 예를 들어 81억 원에 매입한 종각역 인근 건물은 매입 자금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57억 원을 대출 받았다. 방이동 스타벅스 건물의 경우 127억 원의 매입가 가운데 80%에 이르는 99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하정우에게 대출을 진행한 은행 관계자는 ‘PD수첩’ 인터뷰에서 “개인이 아닐 텐데, 기업이 아니고요? 개인으로는 그렇게 (대출) 나오기가 힘들 텐데”라고 되물었을 정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연예인은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은 터라 대출 진행이 더 까다롭다”라며 “다만 아파트 등의 주택보다는 건물 대출이 더 많이 나오는 편이기는 하다. 연예인이지만 이미 건물을 매입해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경우 추가로 건물을 매입할 때에는 대출이 잘 나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중견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연예인은 일반 직장인보다 대출이 더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스타급 연예인은 다르다”라며 “큰돈을 버는 터라 평소 은행에서 VIP 고객으로 관리 받는 스타들이 많은데 그렇게 은행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 건물 매입 등을 진행하면 대출이 잘 나오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