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전북과 울산의 첫 맞대결에서는 전북이 웃었다. 하지만 현재 리그 1위는 울산이 차지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심화된 ‘현대가’ 우승 경쟁
2019시즌 화두는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치열한 우승 경쟁이었다. 전북이 독주를 펼쳐왔던 지난 몇 년간과 달리 전북과 울산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쟁을 펼쳤다. 이들은 1위와 2위 자리를 서로 바꿔가며 한 시즌을 보냈다. 전북의 우승이 확정된 경기도 시즌 최종전이었다.
이번 시즌은 경쟁 구도가 더욱 심화됐다. 두 팀 모두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같은 시점에 비해 더 많은 승리를 챙겼다. 전북은 한때 5연승을 질주했고 울산은 개막부터 8라운드까지 무패행진을 벌였다. 특히 울산은 지난해 눈앞에서 놓친 우승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듯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경기에서 26득점 8실점으로 압도적인 득실 기록을 냈다.
울산의 고공행진을 이끄는 인물은 브라질 출신 공격수 주니오다. 그는 11경기에 나서 14골을 넣으며 경기당 1골이 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득점 순위 역시 단연 1위, 2위 세징야의 7골의 2배다. 이외에도 최다 도움 1위 김인성, 이적생 윤빛가람, 이청용, 조현우 등도 힘을 보태고 있다.
문선민(사진) 강상우 오세훈 등을 앞세운 상주는 구단 역사상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힘을 빼니 강해졌다’ 상주 상무 돌풍
이번 시즌 K리그에서는 군인 돌풍이 거세다. 군 팀인 상주 상무가 6승 3무 2패 승점 21점으로 선두권 2팀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상주로선 올해가 변곡점이다. 상무와 경상북도 상주시의 10년 연고지 계약이 마무리된다. 새 둥지는 경북 김천이다. 상주 상무가 아닌 김천 상무가 되는 것이다. K리그 규정상 이는 재창단으로 간주된다. 이에 2부리그 강등이라는 페널티를 받아들여야 한다. 상주로선 아무리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다음 시즌 2부리그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럼에도 상주는 역대 가장 좋은 페이스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없으니 오히려 좋은 경기력이 나온다’는 분석이 따를 정도다. 2부리그에선 우승을 경험한 바 있지만 이들의 1부리그 역대 최고 성적은 6위에 불과하다. 승률 5할을 넘겨 본 경험이 없다. 그런 만큼 이번 시즌 돌풍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말년 병장’ 강상우는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고 이른 나이에 군입대를 선택한 ‘일병’ 오세훈도 시즌 초반 교통사고를 딛고 6경기 3골로 선전 중이다. 문선민, 권경원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2019 K리그2 득점왕 펠리페는 1부리그에서도 위력을 뽐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격팀 부산·광주의 1부리그 안착
K리그 승강제가 도입된 2012년 이후 언제나 강등 후보는 승격팀이 꼽혀왔다. 직전 시즌까지 경쟁력이 낮은 2부리그에서 뛰어왔기에 전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승격팀 부산 아이파크와 광주 FC는 이 같은 예상을 깨고 1부리그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등 후보로 지목됐던 시즌 전과 달리 각각 7위와 9위를 달리며 안정을 찾았다.
2부리그에서 승격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에이스를 부자 구단에 내줘야 했던 그간의 승격팀들과 달리 이들은 주요 선수들을 팀에 남겼다. 김문환 이동준 이정협(부산), 여름 이한도 펠리페(광주) 등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팀을 이끌고 있다.
부산은 지난해 K리그2 MVP를 수상했던 공격수 이동준이 살아나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시즌 초반, 지난해의 예리함을 보여주지 못하던 그는 1부리그에 적응한 듯 최근 2경기에서 공격포인트 5개를 뽑아냈다. 이에 힘입어 부산은 2연승 행진을 펼치고 있다.
광주는 3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강팀 울산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둔 이후 6월 3연승을 달렸다. 승격팀으로서 3연승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시즌 2부리그를 평정한 펠리페는 1부리그에서도 6골을 넣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수원 서울 성남 인천 등 수도권 구단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도권 구단의 동반 몰락
하위권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수도권 구단들이 몰려 있다. ‘명문’이라는 수식어는 옛말이 된 듯하다.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매주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그중 순위가 높은 수원은 심판 판정 논란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은 8시즌째 팀을 이끌고 있는 ‘레전드’ 최용수 감독의 리더십마저 흔들리고 있다.
성남의 하락세도 눈길을 끈다. 김남일 감독이 커리어 최초로 지휘봉을 잡은 성남은 개막 첫 1개월인 5월까지 2승 2무로 신바람을 냈다. 김남일 감독은 2020시즌 첫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거짓말 같은 부진을 겪고 있다. 6월부터 7경기 연속 무승으로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천의 분위기는 더욱 우울하다. K리그1, K리그2를 통틀어 개막 이후 3개월째 승리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매년 치열한 잔류 경쟁 끝에 자리를 지켜왔던 인천이지만 ‘이번엔 정말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야심차게 데려온 임완섭 감독은 9경기 만에 사퇴했고 심지어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 부임설이 돌기도 했다. 유일한 위안거리는 11라운드에서 8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무승부를 거뒀다는 것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