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원주=일요신문] 원주시 단계동에 위치한 유명 프렌차이즈 커피숍에서 수습 기간 인건비를 정식근무 3개월 이후에 준다는 ‘갑질’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대학생 A양은 학비를 보태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수습기간 인건비를 조건부로 줄 수 있다는 점주의 말에 고민이 깊어졌다고 했다.
점주 B씨가 근로계약서를 쓰는 자리에서 수습 기간에 일한 인건비를 정식근무 3개월이 지나야 지급할 수 있다는 조항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A양은 정식 근로계약서에는 없는 내용을 수기로까지 작성해 무리한 요구를 하는 점주의 말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제와서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도 그렇고 용돈을 벌어 학비와 생활비에 보태려고 계획했기 때문이다.
하루 4시간씩 총 16시간의 수습 기간이었지만 최저시급에 수습기간 인건비 지급 시기도 3개월이나 지나야 받을 수 있다는 근로계약서에 사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A양은 당시 심한 좌절감과 허탈감을 느꼈다고 했다.
해당 근로계약서를 확인한 한 노무사는 “수급기간의 급여를 정기일에 지급하지 않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조건부로 지급하는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최저임금과 임금체불이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 문의한 결과도 수습 기간의 급여도 정기일에 지급하는 것이 맞다는 답변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해당 가맹점을 관리하는 본사 측에서는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공인 노무사를 통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개점 이후에는 점포 환경(영업시간, 규모 등)에 따라 컨설팅을 받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권고 하고있다”며 “원칙적으로 본사에서는 독립된 사업자에 해당하는 가맹점에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의 내용에 대해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앞으로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근로계약서 작성 교육을 지속하고, 매장 내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를 점검하는데 미비함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취재가 진행된 이후 해당 점주는 내용증명을 통해 시정요청을 받았고 얼마후 수습기간 인건비를 모두 지급했다고 한다.
제보자 A양은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사회 첫 경험을 하는 입장에서는 지우지 못할 경험 이었다“며 ”앞으로는 이런한 일들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선민 강원본부 기자 ilyo0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