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6일 국회를 방문해 “협치의 시대를 열어 달라”고 주문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 연설에 나서 지난 20대 국회와 관련해 “가장 큰 실패는 ‘협치의 실패’였다고 생각한다”며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공동책임이라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위기와 격변 속에서 협치는 더욱 절실하다”며 “국난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면서 더 나은 정치와 정책으로 경쟁해 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이미 세계의 표준이 된 ‘K-방역’을 포함해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 경제, 문화, 사회 등 많은 분야에서 세계를 앞서가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되면서 ‘개개인의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하며 ‘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정치가 뒷받침해야 할 때다. 국민에 의해 ‘재발견’된 대한민국을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면서 “국민들께서 모아주신 힘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나아가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를 만들 소명이 21대 국회에 맡겨졌다. 그 역사적 과업에 필수적인 ‘국민 통합’을 이끄는 중심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국회를 향해서 “정부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흔들림 없이 방역 전선을 사수해 나가겠다”며 “국회도 입법으로 뒷받침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등의 조직개편안을 신속히 논의하여 처리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15일) 소개한 ‘한국판 뉴딜’과 관련해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이해관계의 충돌을 조정하고 통합하는데도 국회의 역할이 크다. 더욱 절실해진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입법에도 각별하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경색된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21대 국회가 힘을 모아주신다면, 우리는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평화·안보·생명공동체’의 문을 더 적극적으로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영속시키는 방안이 될 수도 있고, 코로나 위기 등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는 지역협력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