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읍성 복원 및 발굴조사 통해 확인된 북문지 전경
[남원=일요신문] 남원읍성에 대한 고증 및 발굴조사를 추진하고 있는 남원시가 남원읍성 북문지의 구조와 형태를 파악해 남원읍성을 재조명하는데 탄력을 받게 됐다.
16일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약 1년여에 걸쳐 (재)조선문화유산연구원과 함께 남원읍성 북문지를 포함한 북성벽 약 200m구간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북문지의 구조 및 형태를 파악할 수 있는 북성벽과 양마장, 해자의 구조 및 분포범위 등을 확인했다.
남원읍성은 사적 제298호로 통일신라시대 신문왕 11년(691년)에 처음 축조된 후 조선 선조 30년 왜적의 침입에 대비해 대대적인 수축이 이뤄졌다. 조사 결과 북문지는 협축식(夾築式)으로 조성돼있었고 기단석(지대석)은 외벽과 개구부인 측벽 전체에서, 내벽은 각각 동서로 3m 정도까지만 확인됐다.
기단석 위로는 길이 1m 내외의 대형 석재를 사용해 면석을 쌓았으며 현재는 1~2단 정도만 남아있지만 문지의 성벽 폭은 8.6m 내외이다. 북문지 개구부의 폭은 5.7m 내외이고 중앙에는 폭 3m, 길이 11.5m 내외의 납작한 강돌을 깔아 조성된 보도시설도 드러났다.
개구부의 남쪽 끝에는 동서 양측으로 육축부(陸築部)가 폭 2.6m로 개구부에 잇대어져 있었다. 내벽 안쪽에 인접한 바닥면에서는 문루의 총 12매의 초석이 확인돼 정면 3칸, 측면 2칸의 개거식(開渠式) 문루였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자기편과 기와편이 주를 이루며 수 점의 철촉과 함께 성문의 부속품으로 보이는 철제품 등의 유물도 나왔다. 또 체성부 외벽에서 7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양마장(羊馬墻, 해자와 성벽사이에 설치하는 방어시설)이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양마장은 담장의 기초부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었고 기저부의 폭은 80cm 정도이며 기초부 외벽 바닥면에서 총통 1점도 출토됐다. 총통은 길이 32cm로 총열, 약실, 병부가 온전한 상태이다.
양마장의 북쪽에 인접해서는 해자(垓字, 성 밖으로 둘러 판 못)도 확인됐다. 해자는 폭 5m, 잔존깊이 1.3m 내외로 벽면은 수직으로 굴착됐으며 바닥면은 편평하게 조성돼 있었다. 해자의 경우엔 내외벽 모두 강자갈을 쌓아 축조됐고 내벽은 수직쌓기, 외벽은 수직쌓기와 계단식쌓기로 축조됐다. 해자 바닥면에서는 목익(木杙, 해자에 빠진 적에게 상해를 입히기 위해 바닥에 박아 놓은 나무 창)이 설치된 흔적들도 다수 발견됐다.
발굴 결과 남원읍성은 기저부인 기단부가 긴 구간에서 온전하게 남아 있는데다 평지이면서 지반이 약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육중한 석재를 이용하여 성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가 기초부를 ‘V’자형으로 공을 들여 기반을 조성한 것이어서 대단히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해자의 경우 강돌을 이용해 벽체를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너지지 않고 잘 보존되어 조선시대 해자 축조 기술을 알 수 있는 중요 자료로 평가를 받았다.
이환주 시장은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미래 후손에게 온전한 문화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광복 70주년 일제강점기 훼손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사업’으로 남원읍성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조사·연구와 고증을 통해 올바른 문화재 복원․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