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이재명 경기도 지사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대법원 선고공판 결과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7월 16일 오후 2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지사의 상고심 선고가 예정됐다.
공판이 예정된 1시간 전부터 대법원 정문과 후문에는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 30여 명이 모여들었다.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정문 앞에 지지자들이 더 모여들었다. 이에 안전을 위해 경찰이 출동, 대법원 정문 왼쪽에는 지지자들을 오른쪽에는 반대자들을 배치하며 자리를 정리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100여 명이 왔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10여 명이었다.
7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이재명 지사 지지자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대법원 선고공판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민웅기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정문 앞에 모여 유튜브 등을 통해 판결을 생중계로 지켜본 지지자들은 김명수 대법원장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을 보였다. 이어 무죄 취지 파기환송 가능성이 높아지자,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부둥켜안으며 기쁨을 표했다.
끝으로 김명수 대법원장이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에 환송한다’는 주문을 낭독하자 “이재명! 이재명!”을 연호하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010년부터 이 지사를 지지했다는 한 참가자는 “2심 판결이 부당했다”며 “당연히 파기환송 될 거라 생각하고 나왔다. 대법원이 합리적인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이 나오자 허탈감을 보였다.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반대 입장을 보이던 한 사람은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에 사법부가 면죄부를 줬다. 말이 안 되는 판결”이라며 “정의롭지 않은 김명수 대법원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바로 대법원을 떠났다.
7월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이재명 지사 지지자들이 대법원 선고공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한편 이재명 지사가 대법원 선고공판에 직접 출석할지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이 지사는 1심과 2심 공판 과정에서 모두 출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경기도청에서 정상적으로 업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8시 55분쯤 도청 신관에 대기 중인 기자들에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내게 주어진 최후의 한 순간까지 도정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이 지사는 본인이 변호사 출신으로 재판에 출석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공판에 빼놓지 않고 출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마지막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는 끝까지 출석 여부를 고심했다. 이날 아침에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선고가 끝나고 대법원 앞에 모인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지사가 직접 입장을 밝히기 위해 서초역 앞으로 오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서둘러 서초역 앞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 지사는 판결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지사는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린다”며 “도민 여러분과 지지자, 민주당 당원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함께 염려하고 아파하며 끝까지 믿고 기다려줘 고맙다”고 밝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