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엄프 로켓3 R(좌) GT(우)
트라이엄프는 영국의 모터사이클 브랜드다. 최근에는 레트로 클래식 장르 인기에 따라, 클래식 바이크 브랜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트라이엄프는 과거로부터 레이스 호전적인 전략을 지속해서 가져가고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일례로, 최근의 모토2는 트라이엄프가 엔진을 공급하고 있을 정도다.
스포츠 주행의 즐거움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트라이엄프 로켓3다. 바이크 형태로 보면 크루저 바이크에 가깝다. 거대한 엔진과 두툼한 앞뒤 타이어, 3가닥의 배기관과 두 개의 동그란 눈이 특징적이다. 하지만 외모보다 2,500cc 배기량 그리고 양산형 최대 토크 221Nm에 관심이 먼저 가기는 한다.
보다 스포츠 주행이 가능한 로켓 3 R
한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답게 외형적인 완성도도 무척 훌륭하다. 엔진, 클러치, 기어 박스, 흡배기 라인, 머플러 등 파츠마다 과감한 디자인 터치가 눈길을 끈다. 금속성의 파츠들을 적극 사용하고 유광과 무광 등 연출을 다양하게 전개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번 시승은 R 버전과 GT를 함께 시승했다.
두 개의 헤드라이트가 또렷한 인상을 만든다
R은 라이더 발판이 가운데에 있고 핸들바가 슬쩍 넓어 팔을 앞으로 쭉 뻗는 자세가 된다. 시트와 핸들바의 거리가 있는 편이라 상체도 자연스레 숙여져 스포츠 라이딩 자세에 가까워진다. 반면 GT는 발판이 앞쪽에 위치한 포워드 스텝이며 핸들바가 라이더 쪽으로 당겨져있다. 조금 더 크루저 친화적인 포즈가 연출되어 장거리 주행을 염두에 두었다. 그랜드 투어GT 버전답게 동승자 등받이나 편안함을 위한 넓은 시트 등도 적용되었고, 특별히 더 멋을 낸 휠을 장착했다.
존재감 있는 엔진과 앞쪽으로 배치된 스텝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장비도 풍성하다. 컬러 계기반에 표시되는 다양한 정보는 한눈에 보기 쉬웠고 조작하기도 편했다. 로드, 레인, 스포츠, 라이더 설정까지 4가지로 선택 가능한 라이딩 모드가 제공된다. 각 주행 설정은 엔진 매핑, 트랙션 컨트롤, ABS 개입 정도 등에 차이가 있으며, 세부 설정도 변경 가능하다. 크루즈 컨트롤도 기본으로 적용되며, GT는 블루투스 컨트롤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고프로 컨트롤 시스템과 열선 그립도 기본 사양이다.
GT 시승차량에는 사이드 패니어와 브래킷이 옵션으로 적용되어 있었다
배기량 2500cc의 출력 피드백은 어떨까? 어느 한 부분이 과잉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부드럽고 조작하기 어렵지 않아 놀랐다. 스로틀을 전개하면서부터 출력이 전달되는 과정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적극 투입된 전자 장비의 영향으로 심리적으로도 부담 없었다. 최초에 기대했던 대배기량 트윈 엔진의 거대한 토크 특성보다는 오히려 4기통 퍼포먼스 엔진과 유사한 느낌에 가깝다. 엔진이 돌면서 곧바로 트력션을 만들어 주는데 이거 말 그대로 로켓이다. 크고 묵직한 것이 쏜살같이 달려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달까.
리어 케이러와 동승자 등받이가 연출된 로겟 3 GT
풍성한 토크와 출력 특성에 비례하여 섀시도 월등한 느낌을 준다. 프런트에 풀 어저스터블 포크가 적용되며 리어에는 가스 별채식 풀 어저스터블 쇽이 적용된다. 로켓의 무게와 압도적인 출력을 덤덤히 버텨주면서도 크루저 타입의 설정으로 편안함과 고급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브레이크는 프런트 M4 스티레마 더블 디스크 시스템 리어 M4 모노 블록 4피스톤 캘리퍼가 장착되어 월등한 브레이크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과 서스펜션이 적용되었다
주행 포지션에 따라 R과 GT의 차이점은 컸다. R 버전은 고성능 퍼포먼스 네이키드로 착각할 만큼 스포츠 라이딩도 자연스러웠다. 이 클래스를 선점하고 있는 두카티 디아벨이 가장 유사한 포지션과 퍼포먼스인데 엔진 특성과 출력에 따른 차이가 명확하다. 로켓3 R이 조금 더 점잖지만 강인한 느낌이고, 디아벨 쪽은 더 화끈하달까, 마치 영국과 이탈리아의 특색을 살펴보는 듯한 재미도 느껴진다.
호숫가의 풍경과 잘 어울렸다
반면, 로켓3 GT는 조금 더 여유로운 포지션으로 편안한 필링이다. 할리데이비슨으로 따지면 투어링 패밀리의 고급스러움과 여유로움이 있고 퍼포먼스에 집중한 다이나 패밀리의 스포티한 느낌이 있달까. 출력 특성은 빅트윈의 리듬감 보다, 오히려 부드럽지만 존재감있는 혼다 골드윙 쪽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특한 엔진 레이아웃, 최대 배기량과 토크, 크루저 타입의 존재감은 어느 하나 기존의 바이크와 비교 불가 매력을 선보여 줬다.
장거리 여행도 즐겁다
이번에 시승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따로 있다.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바이크를 탔지만 이렇게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모델은 꽤 오래간만이다. 신호 대기 때나 주차했을 때나 사람들의 시선은 로켓3로 꽂혔다. 이 바이크 이름이 뭐예요? 배기량이 얼마나 돼요? 가격은 어때요? 질문도 가지가지였다. 크루저 형태의 익숙함과 개성적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존재감이 라이더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호기심을 느끼게 하는 듯하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