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고액후원자로부터 생활비 명목으로 5000만원을 빌린 뒤 변제 기일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원금과 이자를 갚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박은숙 기자
오는 27일 예정된 국정원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박 후보자가 1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2015년 8월 28일 A 씨에게 5000만 원을 빌렸다. 당시 돈을 빌린 이유는 생활비 때문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박 후보자의 고액기부자로 통신장비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1차례에 걸쳐 총 5500만 원을 후원금으로 지급했다.
박 후보자는 A 씨에게 연 5.56%의 이자를 매월 지급하기로 했으며, 빌린 날로부터 1년 뒤인 2016년 8월 27일까지 원금을 갚겠다는 차용증을 작성했다. 그러나 2020년 현재까지 채무를 갚지 않았으며, 이자 역시 1300만 원 넘게 미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 측은 “차용증을 새로 쓰지 않은 채 구두로 (변제기일) 4년 연장에 합의한 것”이라며 합의에 따른 변제기일은 8월 27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개인간 채무 형태로 매년 국회 공보에 ‘채무’로 명확히 신고했다. 만기 연장 등 상세 합의 내용도 공직자 윤리시스템에 등록돼 있다”고 했다. 만기일인 다음달 27일 원금과 이자를 모두 지급할 계획이라는 점도 밝혔다.
반면 미래통합당 측은 이를 두고 “박 후보자가 재산이 없던 것도 아닌데 2016년 갚기로 해놓고 지금까지 이자 한 푼 주지 않고 그냥 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사실상 불법 정치자금으로 볼 여지가 있다. 청문회 때 철저히 따질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일 국회에 제출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에 따르면 박 후보자 본인 명의 재산은 총 17억 7385만 여 원으로 확인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