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측 피해자지원단체가 박 전 시장의 강제추행 혐의와 서울시의 묵인·방조 혐의와 관련해 구체적 정황을 밝혔다. 사진은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1차 기자회견이 열린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박 전 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 측 변호사와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는 22일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 현황과 중요한 쟁점 등에 대해 설명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현재 수사기관에서 박 전 시장의 강제추행과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 행위, 서울시 관계자들의 강제추행 묵인·방조,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피해자 고소 사실이 피고소인에게 전달된 부분에 대한 공무상 비밀누설 등 4개의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우선 박 전 시장의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법원 판례상 이미 2002년부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할 때 강제추행으로 보고 있다”며 “언어적 성적 괴롭힘이 지속되었고 인사 이동 시기마다 부서 이동을 요청했으며, 상사와 인사담당자에게 고충을 호소했다. 이런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은 업무상 위력 추행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서울시 관계자들이 방조·묵인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피해자가 인사담당자와 직장동료에게 불편한 내용의 텔레그램 문자와 (박 전 시장이 보낸) 속옷 사진 등을 직접 보여주면서 고충을 호소했다”며 “그러나 담당자들은 ‘예뻐서 그랬겠지’라고 말했고 인사이동과 관련해서는 ‘시장에게 직접 허락을 받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성적 괴롭힘을 막기 위해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과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가 계속 근무토록 함으로써 추행 피해에 노출되도록 한 점이 인정되면 추행 방조 혐의도 인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2차 피해 관련 추가 고소 사건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색출하겠다고 하면서 참교육을 운운했던 사람이 고소 대상”이라며 “인터넷상에 떠돌아다니는 고소인이 작성한 1차 진술서 유출 경위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