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23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됐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
제주항공은 2019년 말 이스타항공을 695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인수를 미뤘다. 지난 7월 1일에는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 선행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 해제가 가능하다”라고도 했다.
이에 이스타항공 측은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홀딩스는 제주항공과 주식매매계약서상 선행조건을 완료했다”며 “속히 계약 완료를 위한 대화를 제주항공에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이스타홀딩스가 보낸 공문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계약 선행조건 이행 요청에 대하여 사실상 진전된 사항이 없었다”며 “따라서 제주항공은 계약 해제 조건이 충족됐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제주항공의 인수가 무산되자 이스타항공의 청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1042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게다가 최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편법 증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대외적 이미지까지 최근 하락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