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인 순천시의장이 일요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
[순천=일요신문] 지난 7월1일부터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의회 하반기가 시작됐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지방의회 의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돌출되면서 국회에 이어 지방의회마저 파행을 보이면서 지방의회 무용론과 지방자치 무용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남의 경우 22개 시·군 대부분이 기초단체장과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지방의원과 지방의원 수장인 의장까지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면서 지방의회가 지방행정에 대한 올바른 감시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방자치를 원점으로 돌릴 수 없다면 최소한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은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일요신문 호남본부는 이런 전남의 상황 속에서 지방의회의 올바른 방향을 찾고자 전·현직 지방의회 의원과 의장들로부터 지방의회의 역할과 나아갈 바를 찾아 지방의원 현장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번 호에서는 순천지역 언론인 출신으로 제6대 순천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전·현직 순천시의원 중 가장 많은 시정 질문과 늘 주민 곁에서 주민과 함께 모범적인 지방의원 활동으로 제7대와 제8대까지 내리 3선의 의원에 선출됐고, 또다시 지난달 치러진 순천시의회 제8대 하반기 의장에 당선된 순천시의회 허유인 의장을 만나 지방자치 시대 지방의회 모습과 발전 방향을 들었다.<편집자 주>
▲ 기초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라 합니다. 그렇다면 기초의회 즉 순천시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순천이라는 수레에는 양쪽에 바퀴가 있다. 바로 행정이란 바퀴와 의회라는 바퀴다. (의회)우리는 두 개의 바퀴 중 하나로 시가 행정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 지를 감시하고, 정책에 대해서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서 관련 조례를 제정한다든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서 이를 점검하고 체크하고, 그리고 예산을 통해서 정책을 결정하고, 마지막에 민원들을 받아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네 가지 기능을 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 의장께서는 순천시의원으로 제6대부터 7대 8대까지 내리 3선 의원에 선출됐다. 지난 10년의 의정 생활을 돌아볼 때 순천시민과 순천시를 위해 했던 의정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일단은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순천시가 추진했던 대부분의 큰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자원순환센터 관련 쓰레기 대란을 예고했고, 특히 현 시장님마저 “공적비를 세워줘야겠다”고 말씀하신 연향 뜰 투자유치 사업은 문제 제기를 통해 무산시킨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연향 뜰 사업은 투자유치가 아닌 투기성 사업이었다. 담양의 프로방스 사업처럼 1200억 원을 투자해서 땅값 차액만 5000억 원을 남길 수 있는 사업을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일인 기업이 추진했던 사업이다. 순천시가 생산녹지를 자연녹지로 만들고 자연녹지를 다시 유원지 지정으로 도시계획 시설로 지정해주고, 여기에 순천시가 행정력을 동원 용지를 매입해 준다는 MOU를 체결했지만, 제가 의회서 (2015년부터)문제 제기를 통해 무산시켰다”
“그 당시 시정 질문을 통해 제가 “왜 우리가 생산녹지를 자연녹지로 만들고 자연녹지를 유원지로 지정을 해 주어야 하느냐?” 묻자 “(사업주체)공원에 대출해 줄 은행이 없다”고 말해 결국 땅값 차익을 노린 특혜라는 결론에 이른 것이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지방자치 단체장이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MOU나 MOA를 난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주체는 체결한 MOU를 가지고 능력도 없으면서 사기를 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순천시는 현재 시장이 MOU를 체결하려면 사전에 지방의회의 동의를 받아야만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 지방자치시대서 지방의회의 가장 큰 역할은 올바른 행정이 펼쳐지도록 감시와 견제이다. 그러나 지방자치 30년을 되돌아보면 단체장과 의회 다수가 같은 정당 소속이 대부분이다 보니 오히려 의회가 단체장의 편법과 불법을 합법화해 주는 거수기로 전락했다.
지금 순천시도 시장과 의회 다수가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 이런 환경에서 순천시의회가 올바른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겠는가?
“의회 역할에 대해 서두에서 제가 수레바퀴 이론을 말씀드렸다. 이 이론은 사실 제가 초선의원으로 정원박람회가 한창 뜨겁게 찬성과 반대로 논란이 있을 때 시정 질문을 통해 한 말이다. 당시 정원박람회 개최는 너무 성급하다는 의견과 개최하자는 의견이 둘로 나뉘었고, 처음에는 저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실제 정원박람회 개최가 확정됐을 때 순천시의회가 1만 표를 팔아야 할 상황에서 제가 7,000표를 파는 등 철저하게 협조했다. 이처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반대도 철저히 했지만, 정원박람회 개최 예에서 보듯이 개최 6개월을 남겨 놓고는 이제는 (의회)우리가 홍보하고 기여해야 한다면서 제가 가장 힘든 경상권에 가서 7,000표를 팔고 10만 표의 예매를 받아 오고, 또 부천에 가서 10만 표의 예매를 받는 등 행정에 철저하게 협력했다”
“이처럼 수레가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두 개의 수레바퀴 모양과 크기가 같아야만 잘 굴러가듯 원활한 행정을 위해서는 의회가 행정과 같은 수레바퀴가 되어서 수레를 돌려야 한다. 그렇지만 두 개의 바퀴 거리가 너무 가깝게 되면 수레가 오히려 넘어질 수 있듯이 행정과 적정한 거리를 유지해서 순천이 넘어지지 않고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의회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의회는 그렇게 큰 힘을 갖고 있지 않다.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안은 의회의 힘을 올리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한 선거구에서 3명을 뽑는)중선거구제에서는 의회 전체는 힘이 있지만, 의원 개인은 힘이 없다. 이러한 이유는 시장의 생각에 따라 자신이 미는 의원을 통해 민원이 해결되고 시민의 불편이 해결되는 상황이 될 수 있으며 결국 그 결과는 선거로 나타나 행정과 대립하는 의원은 선거에서 낙선하기 때문이다”
“제가 의원이 되고 나서 가장 황당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의원이 되는 것은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너 선거하고 정치하려면 공무원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그랬다. 이러한 이유는 내가 많은 시정 질문을 통해 혹독하게 시장과 공무원을 몰아붙인 결과였다. 그렇지만, 나는 초선 때 포기하지 않고 회기마다 시정 질문을 통해 시정의 문제를 지적하는 등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래서 재선인 지난 제7대 때는 많은 사람이 허유인은 70% 낙선한다. 또한, 의회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100% (한 지역구)3명 중 1등으로는 의회를 못 들어온다고 말하는 등 나의 낙선을 예상했다”
“그러나 저는 그들의 예상을 깨고 재선에 성공했고, 오히려 마지막 3선 때는 전남 최다득표를 얻을 정도로 3선에 성공했다. 이것은 바로 시민만 보고 부지 럼과 실력으로 의정활동을 한 결과로 생각된다. 바로 이런 노력을 위대할 정도로 똑똑하신 시민께서 인정하고 다시 선택해 주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써 질문하신 것처럼 시장과 같은 당 소속이라 당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이제까지 순천시의회는 시장의 거수기 역할을 했던 적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협력할 때는 협력하지만, 문제를 지적할 때는 긴장감을 가지고 건강한 감시와 생산적인 대안 제시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제가 가장 잘하는 시정 질문이고 시정 질문이야말로 의회의 꽃이다”
▲ 그렇다면 의장님께서 생각하는 순천시의 가장 시급한 과제와 개선점은 무엇이고 그에 걸맞게 순천시의회는 어떤 것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가요?
“가장 큰 과제는 코로나에 대한 대비책이다. 앞으로는 코로나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가 없다. 이제는 모든 것이 바뀌었다. 관광의 경우 아무리 콘텐츠를 잘 만들었어도 방역이 뚫리면 손님이 한 명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관광객 감소는 지역재정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이에 대비해서 순천시도 적자를 준비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 의회는 지역의 방역체제와 시민의 안전, 또 거기에 따라서 코로나 이후에 어떻게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다”
“우리 순천시의회는 시가 적극적인 방역체제에 임할 수 있도록 독려와 지지가 필요할 것이다. 시가 정책을 입안하거나 예산을 결정하면 의회는 빨리 그것을 승인해서 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결정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시와 의회가 지방자치의 동반자로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처럼 때론 주문과 협조가 필요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순천시의회 의장으로서 남은 2년 동안 이루고 싶은 것과 계획이 있다면?
“상임위원장들과 함께 우리 의원들이 실력과 품격을 갖출 수 있도록 공부하는 의회를 만들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초선의원들께 숙제도 내주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의원 스스로 공부해서 시민께 능력으로 신뢰받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래서 전국 어디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춰서 시정에 대한 합리적 감시와 건강한 견제 그리고 생산적인 대안 제시를 통해 순천시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순천시의회가 되겠다”
강효근.서남호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