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TV를 운영하는 이경화 씨는 “10년 뒤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또 다른 삶을 사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사진=현송TV 캡처
일요신문은 조폭 출신 유튜버를 취재하면서 현송TV를 운영하는 이경화 씨를 전화 인터뷰했다. 이경화 씨는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통화에서 조폭 출신 유튜버에 쏟아지는 부정적 시각에 일부는 동의하면서도 ‘조폭 출신이라고 다 같은 사람으로 싸잡지 말아달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조폭 출신 유튜버가 뜨고 있다. 하지만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모든 조폭 출신 유튜버를 똑같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나는 다른 조폭 출신 유튜버들과 가는 길이 다르다. 나는 그들과 달리 자극적인 얘기도 적고, 욕설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나는 다른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죗값을 치른 뒤 오랜 감옥 생활을 하고 사회에 나왔더니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취업도 어려웠고 사업을 하면 조폭 출신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새로운 삶을 찾아 유튜브를 시작했다. 조폭 출신이지만 착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나를 보며 어떤 사람은 희망을 얻었다고 했고, 한 폭력배는 조직 생활을 정리하고 건전한 삶을 찾아 가기도 했다.”
―아직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많다.
“그렇다고 한 번 조폭은 영원히 조폭으로 살아야 하나. 조폭 출신은 죗값을 치러도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다시 조폭 생활을 해야 하나. 헌법은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가 평등하다고 하는데 너무 가혹하지 않나.”
―경찰들의 광명사거리파 사건(이 씨 주도) 소개 콘텐츠를 반박한 영상을 보면 범죄를 미화하고 경찰을 비난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잘했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당시 경찰 설명이 사실과 너무 달라 반박한 것이다.”
―조폭 출신 유튜버 영상을 보면 각종 ‘범죄 썰’이 나온다. 어린 세대가 뭘 배우겠느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학부모들의 걱정도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미성년자도 관람할 수 있는 누아르 영화를 보면 내가 설명하는 것보다 더 잔인한 내용이 나오고 조폭을 미화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나는 조폭을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내 영상이 문제라면 모든 조폭 콘텐츠나 누아르 영화도 금지해야 하지 않나.”
―당신이 유튜브를 통해 원하는 건 뭔가.
“유튜브를 통해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내 일상을 공유하고 싶다. 개과천선한 조폭들도 소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골로 내려가 대안학교도 설립하고 싶다. 내가 감옥에 있는 동안 돌보지 못한 자식이 있었다. 내 자식처럼 환경이 어려워서 교육받지 못한 애들을 보살피고 싶다. 내가 조폭 출신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을 10년 뒤에 내가 만든 대안학교에 초대하고 싶다. 대안학교가 잘 운영된다면 그때는 내 진심을 인정해 달라.”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