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섭 정읍시장
[정읍=일요신문]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2년,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전북도 14개 시·군 단체장 가운데 군산 강임준 군산시장과 유진섭 정읍시장, 박준배 김제시장, 황인홍 무주군수, 장영수 장수군수, 유기상 고창군수, 권익현 부안군수 등 절반인 7명이 초선이다. 이들에게 지난 2년은 출마 전 구상하고 공약했던 정책과 사업을 행정에 접목하는 이앙기(移秧期)였다고 할 수 있다. 전반기 임기를 마치고 후반기 임기를 시작한 유진섭 정읍시장에게 지난 2년의 소회와 성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유진섭 정읍시장은 지방 정가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 출신이다. 민선 4기부터 6기까지 내리 3선 정읍시의원을 지냈으며 자치행정위원장과 경제건설위원장을 거쳐 7대 후반기 의장을 지냈다. 그래서 그런지 유 시장은 초선 단체장답지 않게 내공이 탄탄했다. 정읍시정을 꿰뚫고 있었으며 그의 머리 속에는 정읍시 발전전략들이 가득 차있었다.
그렇지만 유 시장의 정책 추진은 일방적이지 않다. 지난 달 16일 정읍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한 힘찬 출발’을 슬로건으로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핵심사업들을 소개했다. 무조건 “나를 따르라”라는 독선이 아니라 소통 리더십을 바탕으로 시정을 이끌겠다는 자세로 공무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 시장이 의도했던 정책과 사업 추진에 다소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지만 “지금은 모두에게 위기의 시대이자 변화와 기회의 시대”라며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라고 강한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러한 유 시장의 자신감을 구체적으로 정리한 핵심적인 정읍시 발전전략은 향기였다. 유 시장은 민선 7기 후반기 핵심사업으로 ‘향기공화국’을 표방하며 정읍의 향기가 온 세상에 퍼지는 ‘정향누리’정읍을 선포했다. 정읍시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치유와 힐링의 메카가 되겠다”는 매우 의미있고 역사적인 선언을 하고 나선 것이다.
- 초선 자치단체장으로서 지난 2년은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소회를 밝혀주십시요.
“‘더불어 행복한, 더 좋은 정읍’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2년이었습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성과도 많았습니다. 크게는 동학농민혁명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것과 무성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것을 들 수 있겠습니다. 신정동 첨단산업단지에 대기업을 비롯한 굵직한 회사들이 입주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습니다”
“비록 코로나19로 시민들이 어렵지만 경제적 타격만큼은 최소화했습니다. 오히려 정읍시의 재난기본소득 지원으로 지역 내 소상공인의 매출은 전년 대비 상승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시민들의 협조와 직원들의 헌신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시정에 관심을 가져준 모든 분들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 초선자치단체장에게 지난 2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첫째는 정읍시가 혁신성장 중심지로 발돋움한 것입니다. 정읍시는 도내 14개 시군 중 4년 연속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습니다. 동박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SK넥실리스와 2,400억원 이상의 투자 협약을 마쳤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도 첨단과학산업단지에 전기안전교육원 이전을 확정했고 약 400억을 투입해 2021년 착공해 2023년 12월 완공할 예정입니다. 철도산업농공단지 ㈜다원시스 정읍공장은 4월 가동을 시작했고 철도차량 부품 제조업체인 ㈜엑스티지는 정읍시와 200억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둘째로 정읍의 문화유산이 세계인의 유산으로 도약한 것입니다. 지난해 7월, 사적 제166호인 칠보 무성서원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정읍시는 무성서원과 연계한 다양한 활용사업을 펼치고 소중한 문화자원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승화시킬 방침입니다. 또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황토현 전승일인 5월 11일로 지정됐습니다. 전국 최초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유족에 매월 10만 원의 유족수당을 지급해 전국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셋째는 사계절 힐링이 함께하는 200만 관광 시대를 눈앞에 두게 된 것입니다. 시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내장산리조트 조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전북은행과 직원연수원건립 부지 계약을 마쳤고 2월에는 ㈜대일내장산컨트리클럽과 관광호텔 건설협약을 맺었습니다. ㈜리트리트는 90억을 투자해 약 2,000평 규모의 숙박 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첫 삽을 떴습니다. 시는 사계절 힐링이 함께하는 관광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내장호와 문화광장, 용산호를 아우르는 내장산 토탈랜드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내장산 문화광장 일원에 완공한 전북 최대 규모 복합놀이시설 ‘천사 히어로즈’도 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넷째는 도심 활성화입니다. ‘원도심 활성화’를 키워드로 4년 연속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돼 5개 사업 881억을 확보, 사업이 한 장 진행 중입니다. 쌍화차 거리의 전선 지중화와 우암태평로의 보도와 차도 정비를 완료했습니다. 옛 시기 1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해 정읍 시니어센터를 개관했고 시기어울림플랫폼 청년주택을 조성 중입니다. 또, 현 수성동 주민센터와 공영 주차장 자리에 공공청사·생활문화시설·행복주택을 갖춘 다용도 복합청사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노후 주거지의 환경을 개선하는 ‘주거지 지원형’, ‘ 행복한 삶터’, ‘연지뜰’만들기와 각시다리 소규모 재생사업 등 원도심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빛난 정읍의 힘을 보았습니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시민 생활 안정을 위해 모든 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했습니다. 지역 운수종사자에게는 7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전 시민 상하수도 사용료 50%를 감면했습니다.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공공요금과 사회보험료를 지원하고 공무원들이 전통시장 릴레이 장보기에 앞장서 소상공인들과 고통을 분담했습니다. 카드 수수료 지원사업 대상자를 확대하고 중소기업 자금지원 확대와 기업, 소상공인 피해통합신고센터를 운영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은 여행업 등 관광업계에는 홍보마케팅 비용으로 최대 4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 많은 공약을 제시했지만 결국은 지역 현안 해결이 공과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최대 현안은 무엇이고 어떤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까?
“ 지역의 최대 현안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축산악취라 해소입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더욱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을 시행한 결과 빅데이터 분석에서 유의미한 결과도 나왔습니다. 5월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20.5%가 증가했고 코로나 위기가 시작된 2월 대비 53.1%가 증가했습니다. 거시적으로는 외부의 대기업이나 강소기업의 정읍 유치가 일자리 창출 면에서 가장 확실한 경제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사계절 체류형 관광도시를 위한 계획들이 착착 진행되면 지역경제는 살아날 것으로 확신합니다”
“두 번째 현안인 축산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산악취 저감 5개년 계획에 착수했습니다. 관내 양돈·가금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관계 공무원을 직접 파견해 관리하는 ‘1농가 1담당 책임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읍첨단방사선연구소는 악취가스와 분뇨의 독성화합물을 전자선 가속기를 이용해 단시간에 분해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기술로 악취를 95%까지 저감할 수 있어 축산악취에 대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자치단체장마다 나름대로 특화된 핵심공약과 사업들이 있습니다. 민선 7기 유진섭 표 정책이나 사업은 무엇입니까?
“정읍시는 민선 7기 후반기 핵심 사업으로 ‘향기공화국’을 표방하며 정읍의 향기가 온 세상에 퍼지는 ‘정향누리’정읍을 선포했습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치유와 힐링은 우리 삶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정읍시는 지친 현대인의 치유법을 허브의 향기에서 찾았습니다. 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향료업자들은 감염되지 않았던 사실에 주목한 것입니다. 정읍시의 ‘향기공화국’ 선포는 정읍시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치유와 힐링의 메카가 되겠다는 역사적 선언입니다”
“정읍시만의 향기 자원은 라벤더, 구절초, 지황, 자생차 등이 있습니다. 정읍시는 발전전략 연구용역을 통해 향기 도시 로드맵을 수립해 향기 산업 브랜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라벤더 허브원은 구룡동 일대에 10.6㏊ 넓이에 조성된 라벤더 농장으로 단번에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3만평 넓이에 펼쳐진 보랏빛 라벤더는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이며 에센스오일, 식품, 테러피 등의 향기산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몫을 담당할 것입니다. 향기체험식물원과 차향다원, 차향문화관 등을 건립해 임산물 6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꽃향유길, 향기거리 조성 등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 민선 7기 후반기에 들어섰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이나 사업은무엇입니까?
- 후반기 중점사업은 위에 언급한 향기공화국 선포와 함께 정읍형 뉴딜사업이 있습니다. 정읍형 뉴딜사업은 크게 도시재생사업과 그린뉴딜, 디지털뉴딜 등으로 나뉩니다. 먼저 정읍시 도시재생사업이 4년 연속 국토부 도시재생 공모사업에서 ▲쌍화차거리·태평로·새암길 도시활력증진 64억원 ▲수성·장명·시기동 중심시가지형 250억원 ▲수성·연지동 공기업제안형 422억원 ▲시기·연지동 주거지원형 142억원 ▲소규모재생 3억원 등 881억원 규모의 5개 사업이 선정됐습니다“
”도시활력증진사업은 실시설계를 마치고 본격 추진되고 있습니다. 주요 상권과 샘고을 시장을 아우르는 중심시가지형사업은 지역특화산업 육성 사업으로 샘고을 떡·어울림플랫폼청년주택과 쌍화차 커뮤니티라운지, 패브릭아트갤러리, 정읍 예술문화관 등이 조성됩니다. 기업 제안형 도시재생사업인 ‘Re:born 정읍, 해시태그(#) 역(驛)’ 추진도 본격화됩니다. 3월에 현장지원센터인 공기업제안형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의 문을 열었습니다. 주거지원형 사업은 올해부터 4개년 계획으로 노후 주거지에 대한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주거복지를 실현할 것입니다. 소규모재생사업으로 특화골목조성, 커뮤니티 공간 조성 등을 추진합니다.
“그린뉴딜사업으로 온실가스저감사업, 스마트 상수도관망 관리 시스템 구축, 북면 노후 공공임대주택 개선, 신태인 행정문화복합센터건립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디지털뉴딜사업은 공공와이파이, 모바일 헬스케어, 교통신호 제어시스템, 버스 정보시스템 등을 구축해 시민들의 건강과 편의를 도모하게 됩니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습니다. 정읍시는 정읍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적극행정을 펼쳐 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시민들도 시 행정에 대한 독려와 채찍질을 과감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민관이 협력하고 건전한 비판과 소통의 공유가 있다면 코로나19도 잘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끝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묵묵히 어려운 상황을 잘 견뎌내고 있는 모든 정읍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흥구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