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색깔론’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킨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을 향해 “할 말이 아주 많은데 야당 입장도 있어서 제가 말씀은 삼가겠다”고 밝혔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보며 어이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며 “할 말이 아주 많은데 야당 입장도 있어서 제가 말씀은 삼가겠다”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어제 철 지난 색깔론에, 비타협적 투쟁에, 집단이기주의 등 우리 시대가 청산하고 극복해야 될 일이 한꺼번에 나타나서 아주 힘들고 답답했다”며 “아직도 색깔론으로 정치를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거라 착각하는 야당이 있다면 하루빨리 미몽에서 깨어나길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박광온 최고위원 역시 “통합당이 바뀌겠다면서 새 정강 정책을 소개한 뒤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인영 후보자에게 저열한 색깔론을 꺼냈다”면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우습게 봐도 너무 한참 우습게 봤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상전향을 공개 선언하라는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발언은) 국민과 민주주의, 국회 모독이고 묵과할 수 없는 행태”라며 “통합당은 색깔론을 꺼낸 의원들을 엄정하게 조처하라”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 또한 “통합당은 인사청문회를 정책 검증이 아닌 사상 검증 자리로 만든 것과 관련해 국민들게 사과하고 태영호 의원에 대해 엄중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이형석 최고위원도 “자신(태 의원)이 충성을 맹세한 북한 체제를 버리고 대한민국으로 건너온 분이 민주인사를 사상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이인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12시간에 걸쳐 진행됐고 야당은 주로 과거 학생운동 경력 등에 근거를 둔 ‘김일성 주체사상’과 ‘반미 사상’ 의혹 등을 꺼내 공세에 나섰다. 특히 태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1기 의장을 지냈던 이 후보자를 향해 “과거 북한에서 (제가) 교육받을 때 ‘전대협 조직원들은 매일 아침 김일성 초상 앞에서 남조선을 미제의 식민지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충성을 맹세한다’고 가르쳤는데, 그런 일이 있었느냐”라고 물었다. 이밖에도 “이 후보자의 삶의 궤적을 들여다봤는데, 언제 어디서 또 어떻게 사상 전향을 했는지 찾지를 못했다”, “언제 어디서 ‘주체사상을 버렸다. 신봉자가 아니다’라는 공개 선언을 한 적이 있느냐”라고 추궁하기도 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