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단의 아들들도 축구선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명성에는 닿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지단 아내 도미니크 페르난데스, 지네딘 지단, 차남 루카 지단, 장남 엔조 지단. 사진=연합뉴스
선수와 감독으로 최고의 성과를 낸 지네딘 지단도 ‘자식농사’만큼은 쉽지 않은 듯하다. 아들들이 연이어 축구선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 선수였던 아버지와 비교되기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
지단이 지롱댕 보르도에서 활약하던 1995년 태어난 큰아들 엔조 지단은 아버지의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아버지와 같은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이었기에 큰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슈퍼스타들이 득실거리는 레알에 그의 자리는 없었다.
2017년 첫 이적을 시작으로 스위스, 포르투갈 등을 거쳐 현재 알메리아(스페인 2부)에 소속돼 있다. 하지만 알메리아에서도 벤치만을 달구다 2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쳤다.
차남 루카 지단(1998년생)은 형에 비해 사정이 낫다. 예상과 달리 골키퍼를 선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소년 레벨에서 차근차근 성장하던 그는 2018년 5월 1군 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그럼에도 레알의 높은 눈높이를 맞출 수는 없었고 이번 2019-2020시즌에는 2부리그 라싱에 임대돼 주전으로 활약했다. 현지에서는 프랑스 리그로의 이적설이 돌고 있다.
셋째(테오 지단, 2002년생)와 넷째(엘리아스 지단, 2005년생)는 여전히 레알 유소년팀에서 기량을 갈고 닦고 있다. 테오는 프랑스 U-17 팀에도 소집된다. 테오는 미드필더, 엘리아스는 풀백 포지션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두리는 은퇴 당시 “박지성처럼 축구를 하지 못해 아버지께 죄송했다”는 말로 ‘슈퍼스타의 아들로서 부담감’을 이야기한 바 있다. 언제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지단의 아들들도 마찬가지다. 첫째 엔조는 선수생활 초기 등록명에 ‘지단’이라는 성을 빼고 엔조 페르난데스(어머니 성)로 활동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아버지와의 필연적 비교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행보 하나하나에 대중들은 촉각을 곤두세운다. 아버지가 지단이기에 이들이 짊어져야 할 숙명이다. 앞으로도 이들을 향한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