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구급차를 막아 응급환자를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 택시기사 최 아무개 씨(31)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직후 유족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도로에서 택시들이 달리는 모습으로 본 기사와 무관함. 사진=일요신문DB
최 씨는 2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하기 위해 5분 전쯤 서울동부지방법원에 도착했다. 모습을 드러낸 최 씨에게 취재진은 여러 질문을 던졌으나, 최 씨는 대부분 부인하거나 침묵했다.
최 씨는 “사망하면 책임진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책임지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뭘”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혐의를 인정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침묵했다.
최 씨는 낮 12시쯤 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 태도를 바꿨다. 그는 “구급차를 왜 막았느냐”는 질문에 “앞으로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답했고, 유족들에게는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21일 “사안이 중대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최 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최 씨는 지난 6월 8일 오후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 한 도로에서 사설 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나자 ‘사고 처리부터 하라’며 약 10분간 막아선 특수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해당 구급차에 타고 있던 79세 폐암 4기 응급환자는 다른 119구급차로 옮겨 타고 병원에 도착해 처치를 받았으나, 그날 오후 9시쯤 끝내 숨졌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