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김명환 위원장이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지도부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 대해 시대적 요구를 걸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최종 합의안 승인을 호소했지만 부결됐다”며 “임기가 5개월 남짓 남았지만 책임을 지고 위원장, 수석부위원장,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과 동반 퇴진한다. 앞서 김 위원장와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사정 합의문을 임시 대의원대회에 부친 뒤 그 결과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노사정 합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노사정위원회 합의 이후 22년 만에 민주노총을 포함한 노사정 6개 주체가 참여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 40여 일간 논의를 거쳐 고용 유지 등을 위한 최종 합의문을 도출했지만, 중앙집행위원회 일원들을 모두 설득하는 데 실패하면서 최종 합의는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는 민주노총이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안 가 본 길로 어떤 내용으로 할지, 마무리 등 곳곳에 넘어야 할 산들이 매우 많았다”며 “집행부가 매번 철두철미하게 소통을 하는 데 일정한 집행력의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지도부로서 조합원, 각급 대표자들에게 제안했던 것은 최종안 승인만이 아닌 민주노총의 사회적 위상으로 취약계층, 사각지대 노동자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질서를 만들어가기 위함이었다”며 “그러나 저희의 부족함으로 이런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투표를 통해 확인된 대의원들의 뜻을 어느 때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