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강원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대표로 출마한 세 후보들은 김해신공항이 아닌 가덕도신공항에 찬성하는 듯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관련기사 친문 앞세워 뒤집기? PK 지역 동남권 관문공항 재점화 배후).
이낙연 후보는 7월 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부산 언론인과 기자회견에서 “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가 8월 중 1차 보고서를 취합하고 그 다음은 정부가 판단할 것”이라며 “개인적 의견으로는 먼눈으로 확장성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 가덕신공항으로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후보 역시 가덕도신공항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김택수 김부겸캠프 대변인은 7월 28일 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제2의 관문공항이 필요하다”며 “가덕도를 포함한 동남권 관문공항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부겸 후보는 TK(대구·경북)를 지역기반으로 활동한 만큼 그동안 PK(부산·울산·경남)의 숙원사업인 가덕도신공항에 반대하는 듯한 태도를 취해왔다. 당대표 도전을 하며 발언이 변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대구 군공항 이전에 따른 신공항과 동남권 관문공항은 상호배타적 관계가 아니라 전혀 별개의 프로세스를 밟는다. 예산부담도 전자는 대구시가 부담하지만, 후자는 국비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영남권 신공항 문제는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박주민 후보도 7월 29일 KBS부산 라디오 ‘굿모닝 부산’에서 “관문공항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위치에 대해서도 가덕도를 키우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가에선 당 대표 후보들의 이러한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대여당의 차기 당대표가 총리실 검증위 결과 발표 전에 가덕도신공항 건설 쪽으로 무게를 실어주며, 사실상 검증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정무적 개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낙연 후보의 경우 총리 재임 당시 김해신공항 적절성 검증에 대해 “객관성과 중립성 아래 민간에 위임해 공정하게 검증을 진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