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장관은 이번 G20재무장관회의에서 의장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과거 재정부 장관이 아세안+3(한·중·일) 재무장관 회의 등 지역 차원의 국제회의 의장을 맡은 적은 있지만 세계열강, 그것도 위기 이후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20개국이 모인 회의처럼 무게 있는 국제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금융위기 이후 국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이슈가 많은 상황이고, 각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어 의장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의장을 맡았으니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영어권 네이티브(Native·태생)가 아닌 상황에서 네이티브인 미국 영국 호주 등과 네이티브나 다름없는 유럽권 인사들을 상대로 회의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 국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금융 규제 등의 방향을 놓고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은행세 도입을 주장한 이후 주요 선진국 간에는 이에 대한 공감대가 높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쓰인 공적자금 회수용에 무게를 둔 반면, 독일과 프랑스는 향후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보험’에 가깝다. 개발도상국들은 금융규제를 할 정도로 금융시장이 발달한 상황이 아니어서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위안화 문제와 같은 국제 무역 불균형이나 에너지 보조금 철폐, 국제 금융기구 개혁 등의 문제도 미국과 유럽,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생각이 다르다. 한마디로 동상이몽인 회의를 윤 장관이 원활하게 이끌어가야 하는 셈이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 신제윤 국제업무관리관 등이 함께 가지만 장관회의와 차관회의가 각각 따로 열리는 상황이어서 윤 장관이 모든 이슈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영어로 회의를 주재해야 한다”면서 “다행히 이번 회의의 최대 이슈인 금융규제와 세제는 윤 장관이 금감위원장과 금감원장, 세제실장 등을 해서 전문성이 높아 큰 문제는 없다. 그럼에도 윤 장관이 이번 회의 의장 역할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시간이 날 때마다 각 국장들과 함께 모의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석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