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갑질 논란’이 불거졌던 배우 박수인이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진=박수인 인스타그램 캡처
박수인은 “저를 무시하고 인격적 모멸감을 준 캐디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던 이유는 나를 초대한 지인들에게 실례가 될까봐 염려했기 때문”이라며 “불친절한 캐디로부터 사과를 받고 싶어 골프장에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렇게 무시당할 수 없어 마지막에 환불 얘기를 했으나 들어주지 않았고 소비자로서 매우 불쾌감을 느꼈다. 이에 항의하려고 리뷰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인의 ‘갑질 논란’이 불거졌던 당시 보도에 따르면 박수인은 지난달 지인들과 함께 수도권의 한 골프장을 찾은 뒤, 자신의 SNS에 골프장을 언급하며 ‘캐디 불친절’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불만을 토로했다. 골프장 홈페이지나 포털사이트 등에 골프장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캐디 측이 “배우(박수인)가 코스마다 사진을 찍고 대화를 하느라 진행이 느려졌는데 이에 대해 신경을 써달라고 하자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며 갑질을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박수인은 골프장에 대한 비판 글에 대해서는 “글을 쓰며 과격하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쓴 건 공인으로서 경솔했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캐디가 말한 대로 홀마다 사진을 찍고 늦장 플레이를 한 건 사실이 아니다. 그 캐디에게 소리를 지르고 갑질을 한 사실이 없다. 억울한 입장을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렸음에도 골프장 측은 여러 언론사를 통해 내가 캐디에게 갑질했다는 주장을 내세워 ‘갑질 논란 배우 박수인’이라는 수식어에 시달리고 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렇게 유명한 배우가 아니다. 데뷔한 지 오래됐지만 현재까지 소속사도 없이 혼자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노력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이라며 “오직 배우라는 이유로, 한 명의 고객으로서 컴플레인을 할 자격도 없나. 고객으로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 인격적 모멸감을 느낀 부분을 용기 내 말한 부분이 배우라는 이유만으로 큰 잘못이 되고, 갑질이 되며 마녀사냥의 대상이 돼야 하나”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배우라는 꿈을 꾸기 시작한 이래로 단 한 번도 갑의 위치가 된 적이 없다. 오히려 철저한 을로 살아왔다. 이제 평생 ‘갑질 배우 박수인’을 달고 살아야 해서 이 자리에 섰다. 나는 갑질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부당한 대우를 받은 소비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한 이유에 대해서는 “‘갑질 배우 박수인’이 아닌 ‘배우 박수인’이라는 명예를 되찾기 위해 사비를 털어서라도 입장을 해명하는 이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 ‘진실은 그 어떤 무기보다 강하다’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신념으로 삼고 살아왔다. 아빠의 말씀은 고된 무명 배우 생활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버틴 원동력이자 에너지이자 열정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수인의 아버지는 현재 병상에서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인은 “사랑하는 아빠가 딸의 이런 당당한 모습을 보고 하루 빨리 건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박수인의 법률대리인 하유준 변호사는 “(캐디와 골프장 측이) 거짓 주장으로 박수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박수인은 모 기획사와 광고 계약을 앞두고 있었으나 갑질 논란으로 보류된 상황이다. 금전적 손해가 너무 크다. 박수인은 현재 논란이 커지는 건 원치 않으며, 법적 대응 전에 첫 보도 매체의 정정보도와 골프장 및 캐디의 사과를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사과가 없을 경우 박수인은 명예권과 인격권을 지키기 위해, 또한 논란으로 인한 계약의 보류로 인해 발생한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다”라며 “언론사에 대한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을 밟고 법원에 골프장과 캐디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예정이다. 최악의 상황에 골프장과 캐디에 대한 형사고소도 고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989년생인 박수인은 2002년 영화 ‘몽정기’로 데뷔, ‘귀접’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 등에 출연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