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리그가 개막했고 관중도 입장했지만 올스타전은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KBO는 ‘언택트 올스타전’을 기획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유가 있다. KBO 올스타전은 출범 원년인 198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개최됐다. 매년 7월이면 투표로 뽑힌 그해 리그 최고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팬과 함께하는 축제를 즐겼다. 올해는 그럴 수가 없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개막이 한 달 넘게 늦어지면서 올스타 브레이크가 없어졌다. 원래는 7월 25일로 예정됐던 올스타전도 사상 최초로 개최가 무산됐다.
선수에게도, 팬에게도 아쉬운 일이다. 매년 선정되는 24명의 올스타 베스트 멤버는 현역 선수들에게 최고의 영예이자 KBO 리그의 값진 역사다. 올스타 출전 명단에는 단순히 그 시즌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의 이름만 담기는 게 아니다. 리그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흐름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사료로 남는다. KBO가 ‘올스타전 없는’ 올해도 올스타 베스트 12를 선정하기로 한 이유다.
KBO 관계자는 “올스타전이 취소되면서 많은 팬이 리그 역사 단절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며 “무관중 개막 후에도 변함없이 이어진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언택트 올스타 이벤트’를 준비했다. 비록 올스타 선수들이 모두 모일 수는 없지만 비대면 올스타 레이스를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단 8월 10일부터 9월 4일까지 26일간 KBO 홈페이지와 KBO 공식 애플리케이션(앱),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 SOL(쏠) 애플리케이션 등 3개 플랫폼에서 동시에 올스타 12 선정 팬 투표를 진행한다. 구단별 각 부문 후보는 8월 3일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된 드림 올스타(두산, SK, KT, 삼성, 롯데) 12명과 나눔 올스타(키움, LG, NC, KIA, 한화) 12명은 별도 시상과 함께 특별 제작한 올스타 패치를 받는다. 이 24명은 순위 싸움이 더 뜨거워질 9월, 이 패치를 각자 자신의 소속팀 유니폼에 부착하고 경기에 나설 계획이다. 말 그대로 올스타라는 ‘훈장’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셈이다.
KBO는 또 신한은행과 힘을 합쳐 올스타 선수들의 특정 기간 기록을 활용한 ‘언택트 올스타 레이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KBO 관계자는 “이 기간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의 성적을 합쳐 드림과 나눔 중 승리팀을 가리고, 미스터 올스타도 선정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KBO리그는 올스타의 가치와 전통을 잊지 않는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