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무고객 경마를 고수하기에는 운영상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마 산업 정상화를 위해 온라인 경마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펼쳐진 무고객 경마.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이대로 연말까지 간다면 대략 5700억 원의 수익 손실 발생이 예상돼 내년 경마 시행까지 불투명한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7월 27일 국회에서 김승남, 오영훈 의원의 주관으로 진행한 ‘경마 산업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현재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온택트’ 즉 온라인 경마의 부활이 우선적 과제라는 결론이 나왔다.
20대 국회에서 온라인 발권 시스템을 도입하는 마사회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본회의 상정이 되지 않아 결국 폐기되었고, 다시금 21대 국회에서 시동을 걸어야 하나 모든 조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민단체의 반대가 불 보듯 뻔하고, 감독 부서인 농림부는 온라인 베팅이 시기상조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역시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마사회는 현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 무급휴직, 명퇴 및 희망퇴직, 기구 축소, 상금 규모 축소는 물론 극약 처방으로 무고객 경마 중단까지 제안했다. 노조와 협의가 안 된 상황이라 현재 유보상태에 있지만, 누적된 적자 폭을 메우기 위해서는 이런 자구책이 필요하고 구조 정리 절차는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5개월 이상 고객을 받지 못한 마사회가 고육책으로 여러 방안을 내놓는 사이, 팬들은 서서히 유사한 베팅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스포츠토토’다. 경마 중단 이후 많은 경마팬들이 스포츠토토로 몰리고 있다. 여러 경마팬의 얘기를 들어본 결과, 동네 편의점에서 쉽게 베팅할 수 있는 스포츠토토의 매력을 새롭게 알게 됐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팬은 굳이 경마를 안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자칫하면 경마가 정상화되더라도 예전 같은 매출을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 진정한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해야 생존할 수 있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