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철 부부는 결혼 기간 폭행, 협박, 아동학대 등으로 거듭 대립했고 수차례 소송전이 오가기도 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박상철과 부인 A 씨는 디스패치·스포츠조선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첫 만남부터 최근까지 거듭 충돌하며 골이 깊어진 과정을 폭로했다. 양측은 서로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박상철이 딸을 학대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혼소송에서 가장 큰 쟁점은 아동학대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양측 주장을 종합하면 박상철이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피소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A 씨가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니 그로부터 한 달 뒤다. 한 이혼 전문 변호사는 “이혼소송과 거의 동시에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고소가 이뤄진 만큼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한 소송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의 딸인 B 양은 해바라기센터에서 직접 박상철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고 A 씨 역시 7년 동안 5차례 정도 B 양이 폭행을 당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박상철은 디스패치 인터뷰에서 “그런 일 없습니다. 거짓말이에요”라며 “(A 씨가) 딸을 세뇌해 이런 일을 꾸민 겁니다”라고 주장했다. 박상철은 때린 적 없다는 입장이며 부인 A 씨와 딸 B 양은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경우 딸 B 양의 진술이 결정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지난 2월 박상철에게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디스패치가 인용한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 불기소결정서에 따르면 ‘B 양의 진술은 주변인에 의한 오염 등으로 신빙성이 낮다. A 씨와 B 양의 주장만으로 박상철이 학대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한다.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A 씨는 반발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A 씨는 스포츠조선 인터뷰에서 “박상철은 내가 신고했다고 하는데 아니다. 학교 주임선생님이 신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A 씨는 재정신청을 냈다. 재정신청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기소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재정신청이 인용되면 기소가 이뤄져 재판을 통해 유무죄를 가리게 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사건 내용을 잘 몰라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검사가 왜 B 양의 진술이 주변인에 의한 오염 등으로 신빙성이 낮다고 판단했는지가 핵심”이라며 “아이가 폭행당했다고 직접 진술한 것 자체는 결정적인 기소사유인데 이를 뒤엎을 만한 오염의 여지가 무엇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신청이 인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의 재정신청 인용률은 0.32%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2017년 0.87%, 2018년 0.47% 등 매년 낮아지고 있다. 앞서의 검찰 관계자는 “올해 초 재정신청 사건 심리만 전담하는 재정전담부 두 곳을 신설하는 등 최근 법원이 재정신청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서울 가정법원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이종현 기자
한편 A 씨는 폭행치상(2016년 8월), 특수폭행 및 폭행(2019년 1월), 폭행치상(2019년 2월), 협박(2019년 7월) 등 결혼 생활 내내 박상철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박상철의 폭행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지만 1심에서 무죄가 나왔고 현재 항소가 제기된 상태다. A 씨는 디스패치 인터뷰에서 “상해 진단서도 있고, 112로 신고한 목격자도 있었다”며 1심 판결에 불신을 드러냈다. A 씨가 박상철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소송의 항소심 결과도 B 양 아동학대와 함께 이번 이혼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상철이 A 씨를 협박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선 A 씨가 지난 6월 벌금 200만 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A 씨가 욕설 및 협박 문자 200여 건을 보낸 혐의였다.
앞서의 이혼 전문 변호사는 “아동학대와 폭행 등 형사로도 고소가 진행된 터라 재정신청의 인용 여부, 폭행 사건의 항소심 판결 등이 이혼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폭행과 아동학대가 실제 이뤄졌는지 여부가 위자료와 양육비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이혼 전문 변호사는 아동학대의 경우 재정신청이 기각돼 불기소처분으로 마무리될지라도 B 양의 진술이 이혼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혼소송에서 아동학대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아이의 이혼소송 법정 진술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며 “아동학대로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느냐와 결혼생활 파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를 두고 재판부의 판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