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훈 전북경찰청(제공=전북경찰청)
[전주=일요신문] “4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설렘과 감회도 잠시,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모습들을 보면서 도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전북청장으로서 두 어깨가 더욱 무겁게 느껴집니다”
7일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한 진교훈 제32대 전북경찰청장은 금의환향(錦衣還鄕)의 기쁨보다는 전북의 치안 책임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으로 취임 소감을 대신했다.
이날 진 청장은 오후 4시에 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취임식에서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의 보호’는 경찰의 본연의 임무이자 기본사명”이라며 ‘먼저 살피고(先察) 사전에 위험요인을 제어(先制) 하고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先決) 하는 3先 치안활동’을 강조했다.
진 청장은 “각종 범죄와 사고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안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후적·개별적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는 없었는지, 국민안전에 사각지대는 없는지, 주민 불안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을지를 한 발 앞서 고민하고 해소하겠다”는 각오이다.
또 진 청장은 “‘신속·정확·절제된 ‘현장 대응’은 국민안전과 인권보호의 정수”라며 “각종 사건·사고들이 복잡·다양해지면서 보다 전문성 있고 세심한 현장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며 경찰관의 현장 대응자세를 제시했다.
현장 경찰관들은 위기의 순간에 먼저 경찰을 떠올리는 신고자의 심정을 헤아리고 ‘정확한 업무처리’를 위해 ‘준비된 치안전문가’로서 사전에 대비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찰의 공권력은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절제된 상태’에서만이 정당성을 인정받는다”며 절제된 경찰력 행사를 당부했다.
“‘회복적 경찰활동’은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범죄 예방과 대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들을 지역사회로 다시 돌려보내 공동체의 평온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일입니다”
실의와 절망에 빠진 피해자를 보듬고 가해자에 대해서는 한 번의 실수로 사회적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입체적인 경찰활동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진 청장은 또 “치안은 경찰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관계기관·단체와의 협업과 융합은 더욱 중요한 요소”라며 “경찰은 치안 책임기관으로서 직접 현장에 뛰어들지만 때로는 지역 공동체 치안을 위한 연결자·촉진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며 지역과 융합과 협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공정사회’는 시대적 화두이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첫걸음이기도 합니다. 기회와 절차, 결과에 이르기까지 조직 내외의 불공정한 요소를 찾아내 바로 잡아야 합니다.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길과 다르지 않습니다”
진 청장은 “여성의 삶과 인격을 파괴하는 범죄, 아동·노인에 대한 학대는 바로 ‘기울어진 힘의 균형’ 속에서 발생한다”며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을 때 비로소 국민은 안정감을 되찾고 경찰을 신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공정사회를 역설했다.
“‘사회적 트렌드’는 변합니다. 그리고 경찰도 함께 변해야 합니다. 코로나19는 우리를 ‘언택트(Untact) 사회’로 이끌었습니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는 또 다른 기회이자, 새로운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진 청장은 “변화된 트렌드를 항상 주시하고 변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큰 전환기에 놓인 경찰이 국민적 신뢰을 제고하기 위한 1차적·본래적 수사기관으로서 수사의 공정성과 전문성 확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신껏 당당하게 일하고 이해와 배려가 넘치는 전북경찰을 만들겠습니다. 현장에서 불편함이 없는지,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듣고, 소통하며,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일하다 깨진 접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습니다”
진교훈 전북청장은 1989년 경찰대 5기로 경찰에 투신해 정읍서장, 전북청 제1부장, 치안정책연구소장, 서울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등 주요보직을 거쳐 이날 제32대 전북경찰청장으로 취임했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