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발생한 강원 춘천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와 관련, 실종자 가족이 춘천시에 사고 당일을 포함한 지난 한 달 간의 의암호 관련 근무일지 제공을 요청하는 정보공개를 춘천시에 청구했다. 사진=MBC 뉴스화면 캡처
9일 이번 사고로 실종된 기간제근로자 권 씨의 가족들은 사고 당일인 6일과 전날인 5일을 포함해 지난달 초부터 권 씨 등 근로자들이 의암호 일대에서 환경감시선을 타고 부유물을 수거하는 일을 한 내용이 담긴 근무일지 제공을 요청하는 정보공개를 춘천시에 청구했다. 청구된 정보에는 △날짜 및 상황별 시간 △근무자 투입 명단 △근무 내용 △근무 여건 등의 상세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춘천시 측은 앞서 이번 작업에 대해 “(춘천시가) 지시한 바가 없다”며 책임을 면피하려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권 씨 가족들은 “춘천시가 정확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불명확한 답변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그 전후 상황을 반드시 밝혀 인명피해의 진실을 알아내려는 것”이라고 정보공개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권 씨를 포함한 근로자들은 지난 6일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의암댐의 인공수초섬 작업을 위해 투입됐다가 타고 있던 배가 전복돼 실종됐다. 당시 의암댐 상류에 위치한 충청댐과 소양감댐이 초당 7000여 톤의 물을 방류해 유속이 매우 빠른 상황이었으며, 의암댐 수문까지 열려 있어 이들의 사고는 예견돼 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는 게 실종자 가족들의 이야기다.
지난 8일에는 실종자 가운데 하나인 춘천시 소속 이 아무개 주무관이 사고 전 집에서 수초섬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는 음성과 혼잣말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이 주무관의 가족들이 공개한 이 영상에서 이 씨는 전화 통화 중 “지금 사람이 다칠 것 같다고 오전은 나가지 말자고 하시거든요”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 주무관의 가족들은 “(이 주무관이) 사고 당일 집에 있다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급하게 수초섬이 있는 현장으로 나갔다”며 “블랙박스 통화 내용도 누군가로부터 지시 받은 내용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고를 유발한 업무가 윗선에서로부터 내려온 지시로 인한 것임을 주장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