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은 이사회 끝에 선수들의 동의 없는 임금 삭감에 반대 의견을 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지난 8월 6일 선수협은 코로나 19로 인해 화상회의로 2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상반기를 결산하는 자리였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이근호 회장을 비롯해 김훈기 사무총장, 염기훈 부회장 등 10명의 이사진이 참석했다.
선수협 이근호 회장은 “시간이 어느덧 빠르게 흘러 2020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자리를 갖게 됐다. 코로나 19로 인해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선수협에 산적해 있는 안건들을 정리하고 하나하나 회의를 통해 일을 해결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FIFPRO(국제축구선수협회)의 현안 및 사무국의 활동을 보고한 김훈기 사무총장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가장 큰 이슈는 선수들의 임금 삭감이다. 선수협은 7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선수 ‘임금삭감’에 관한 논의가 선수협의 일방적인 통보에 의해 중단됐다는 연맹의 주장 및 일부 언론의 보도에 강한 유감 표명을 하였다. 선수 임금 삭감은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면 안 되는 만큼 각 구단의 재정 손실 감소에 얼마만큼 영향을 끼치는지 구체적인 자료가 필요한데 연맹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함께 연봉 삭감에 동참하라고 한다면 누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선수협 차원에서 강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염기훈 부회장 또한 “선수협과의 논의가 중단되자, 주장 간담회를 소집하고 연맹 이사회를 개최하여 삭감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하고 있는바, 이는 연맹이 선수협에 소속된 한국프로축구선수 전체를 기만하는 것으로서, 상식적으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사회가 끝난 후 김훈기 총장은 “선진 축구 문화를 자랑하는 유럽 등 FIFPRO의 다른 회원국들은 선수협이 그 나라의 축구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역할로 인정받아 리그 일정뿐만 아니라 다른 중요한 사안에 관해서도 함께 논의한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우리나라 선수협은 700명이 넘는 선수가 가입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아직까지 대표성 논란이 있는 것이 아쉽다. K리그와 관련한 중요한 논의의 장에 선수들의 대표 측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우리의 존재가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선수협은 선수들을 대변하며 중요한 사안에 관해 함께 자연스럽게 논의할 수 있는 선진 축구 문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이사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근호 회장은 “선수들의 동의 없는 임금 삭감은 절대로 진행되어서는 안 될 문제다. 몇몇 선수에게 임금 삭감을 강요하거나 기부를 하라는 식으로 압박을 주고 있다고 들었다. 이는 절대로 용인될 수 없는 사안이며 이 경우 선수협은 강력히 대응해나가도록 하겠다”라며 선수들의 동의 없는 일방적인 임금 삭감을 절대 반대한다는 의견을 확고히 했다.
이에 덧붙여 “이번 이사회를 통해 선수들의 동의 없는 임금 삭감은 절대 반대하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으며 선수협은 강제로 임금 삭감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을 마련했다. 선수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사회를 마무리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