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주즈로비 모터 루블린’ 스타디움 주변에 뜬금없이 세워진 크레인 수십 대가 화제다. 무슨 시위라도 벌이는 걸까. 아니다. 이 크레인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모터사이클 경주 팬들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게 된 팬들이 생각해낸 특단의 조치였다.
1만 3000명 규모의 이 경기장은 현재 좌석의 25%만 채울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이는 평소 경기장이 만원사례를 이뤘던 점을 생각하면 팬들의 갈증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위험을 무릅쓰고 크레인을 빌려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열정적인 팬들은 이렇게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얼마 전 열린 ‘스피드웨이 엑스트라 리그’를 관람하기 위해 높이 20m의 크레인 위로 올라간 팬들의 모습은 아찔했다. 보통 크레인 한 대당 두세 명이 한 조를 이뤄서 탑승하며, 모두 경기가 끝날 때까지 꼼짝 없이 크레인 위에 갇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크레인 관람의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올 시즌 첫 번째 경기가 열릴 때만 해도 경기장 주변에 세워진 크레인은 세 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다음 대회에서는 아홉 대로 늘었고, 현재는 스물한 대까지 급증했다.
이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크레인 관람을 조직하고 있는 아르투어 비에니아체스키는 “지금도 팬들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