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 관리사가 열악한 작업환경 탓에 극단적인 선택과 과로사를 하는 등 최근 안타까운 사망 소식으로 잇따랐다. 말 조련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15일 후인 8월 6일에는 과천경마장 관리사 숙소에서 또 한 명의 관리사가 세상을 떠나 충격을 주었다. 경찰의 조사 결과 자살이나 타살이 아닌 과로사로 추정됐다. 그동안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과거에 당한 부상 후유증에 따른 다량의 치료약이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관리사 1인당 담당하는 경주마의 숫자는 대략 3두에서 많게는 5두다. 그들은 새벽 5시에 마방에 출근해 6시부터 훈련에 임하는 기수들을 보조하거나 때로는 직접 훈련을 시킨다. 또한 훈련을 마친 경주마의 목욕과 밥까지 챙겨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주마에게 질병이 생기면 동물병원에 동행해서 치료하는 일까지, 오전 일과는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식사도 제때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순번에 따라 오후 3시부터 저녁 7시까지 당직을 서기도 한다.
마사회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산재율이 25.7%다. 그러나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산재율은 무려 100%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전체 산재율 0.58%에 비하면 경마공원 산재율은 44~172배나 된다. 고 문중원 기수는 2019년 11월 29일 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 마사회의 관리사 채용 방식은 간접 고용방식이다. 당연히 고용 형태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마주의 상금 안에 관리사들의 수입이 포함된 구조이기 때문이다. 관리사가 업무 도중에 부상을 당하면, 소속조의 다른 관리사들이 빠진 한 사람의 몫을 대신하느라 맘 편히 병석에 누워 있기조차 힘든 게 현실이다.
말에 의한 부상과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 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특히 현재 서울 경마공원 주로는 32년째 제대로 된 보수공사를 하지 않고 있어, 이 또한 잦은 부상의 원인이다.
스타가 빛을 발하려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조연이 반드시 존재하기 마련이다. 관리사들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