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건설한 UAE 바라카 원전 전경. 사진=연합뉴스
8월 7일 재아랍에미레이트연합국(UAE) 한인회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A 씨는 B 씨와 중고거래 과정에서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 “중고거래 시 변태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보면 B 씨는 A 씨에게 이불을 사고 싶다며 접근한 뒤 “잘 때 쓸 건 있나요?” “프로필 사진 실제인가요?” “삭제한 메시지는 무슨 내용이었을까요? 궁금하군요” 등 중고거래와는 전혀 관련 없는 말을 했다. A 씨가 답하지 않자 “주말인데 술 한잔 하죠” “이불 쓰던 것 그대로 줬으면”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A 씨와 B 씨가 나눈 대화. 사진=제보자 제공
A 씨는 글에서 “가정도 있으신 분 같은데 정신차리길 바란다”며 “며칠 동안 악몽을 꾸며 밤잠도 설쳤다”고 말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대화내용 전문에 따르면 A 씨는 B 씨에게 “(연락하면) 한수원 감사팀에 신고하고 한인회에 알리겠다.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경고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결과, B 씨는 두바이 현장에서 근무하는 한수원 직원으로 나타났다. 한수원 본사는 11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B 씨가 한수원 직원 명단에 있는 것은 맞다”고 밝힌 뒤 “두바이 현지 출근 시간에 맞춰 사건을 파악한 뒤 연락 주겠다”고 말했다. 몇 시간 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장에서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확인 중에 있다고 한다. 시차가 있다 보니 연락이 잘 닿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본부에서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 씨에게도 사실 관계를 묻기 위해 메시지를 보냈으나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
한편 한수원 두바이 현장에서 발생한 성추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1월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수원 직원이 비정규직 외국인 여성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 한수원은 사건 인지 후 해당 직원을 보직에서 해임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