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몽탄면 덕암마을과 축사가 배수로를 타고 범람한 물에 침수됐고, 이로인해 송아지 두 마리가 폐사했다
[무안=일요신문] 전라남도 무안군 몽탄면 영산강 인근 3개 마을 침수는 영산강 범람에 따른 자연재해가 아닌 배수통문 관리 부재인 인재(人災)인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배수통문 관리 부재로 배수로를 타고 역류한 물이 인근 축사를 덮쳐 송아지 2마리가 폐사되고, 인근 논경지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해 무안군의 보상 책임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무안군 몽탄면 덕암마을과 인근 2개 마을이 갑자기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이물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해서 4시간 후인 밤 10시까지 마을들을 덮쳐 축사가 물에 잠기고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일으켰다.
그런데 마을이 물에 잠긴 원인이 영산강 범람에 의한 자연재해가 아닌 영산강 물이 역류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건설한 ‘봉산2 배수통문’을 무안군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일어난 인재(人災)였다.
몽탄면 덕암마을 등 인근 두 개마을 침수를 일으키게 한 봉산2 배수통문이 열려있다
본지는 몽탄면 3개 마을 침수피해가 발생한 4일 후인 지난 11일 ‘무안군 몽탄면 사창리 1543-1’에 위치한 봉산2 배수통문을 찾았다. 어찌 된 일인이 닫혀있어야 할 배수통문이 열려있었고, 통문을 전기로 여닫고 제어하는 전기제어반은 전기마저 끊긴 채 방치되어 있었다.
배수통문 앞에는 ‘봉산2 배수통문’이란 표지명 아래 국토교통부 광주국토관리사무소가 지난 2012년 준공했고, 운영기관은 무안군 안전총괄과라는 것과 전화번호가 쓰여 있어 관리 주최가 무안군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본지가 해당과에 배수통문 관리이력과 배수통문으로 역류한 물로 마을이 침수되고 축사서 기르던 소가 폐사된 사실을 물었으나, 무안군 관련 공무원은 배수통문 관리 이력은 고사하고 통문 위치도 모를 뿐 아니라 수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들어오지 않아 3개 마을이 침수된 사실조차 몰랐다.
이번 장마가 최장기간 장마라는 기록을 경신하며 전국에 물 폭탄을 내리면서 큰 피해를 발생시키는 비상시국에서도 무안군민의 생명을 책임지고 대비하는 무안군 최일선의 공직자들은 기본적인 업무도 파악하지 못한 채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
해당 부서 담당자는 “현장을 확인해보니 전기 차단기가 내려가 있어 제어반의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마을 침수는 배수통문이 열려있어 침수된 것이 맞다. 네가 발령받은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이번 침수에 대해 덕암마을 장용섭(남 66세) 씨는 “평생 이곳에서 살았지만, 물이 마을까지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며 “배수통문만 제대로 관리했어도 마을까지 물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축사 침수로 피해를 입은 장영훈(남 33세) 씨는 “지난 8일 저녁부터 배수로를 타고 갑자기 들어온 물이 축사를 덮쳐 한 달된 송아지와 두 달된 송아지 두 마리가 폐사를 했다”며 “확인을 해 보니 배수통문이 전기도 끊기 채 열려있어 영산강 물이 배수로를 타고 들어왔다. 축사를 보수하고 죽어버린 송아지는 누가 보상을 해 줘야 하느냐? 무안군이 보상해야 할 것이다”고 피해 보상을 강조했다.
강효근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