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다섯 배우들이 군 전역 이후 컴백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9개월이다. 군에 입대하면 대중에 잊힌다는 공포감이 사라진 요즘 연예계에선 빠른 복귀보다 더 좋은 컴백작을 고르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컴백까지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군 전역 스타’들의 컴백 성적표를 살펴본다.
2019년 5월 23일 전역한 강하늘은 4개월여 만인 9월 18일 첫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컴백했다. 강하늘은 동네 파출소 순경 ‘황용식’ 역할을 맡아 전국적인 용식이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사진= KBS ‘동백꽃 필 무렵’ 홈페이지
#강하늘
군 전역 이후 가장 빨리 컴백한 이는 강하늘이다. 2019년 5월 23일 전역해 4개월여 만인 9월 18일 첫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출연했다. 군 복무 시절 이미 출연을 확정한 강하늘은 군 전역과 동시에 촬영에 돌입했다.
첫 방송부터 7.4%(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상쾌한 출발을 한 ‘동백꽃 필 무렵’은 최고 시청률이 23.8%에 이를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강하늘은 동네 파출소 순경 ‘황용식’ 역할을 맡아 전국적인 용식이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탄탄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공효진의 힘이 컸지만 단순 무식한 순애보를 선보인 강하늘의 연기력은 군 복무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좋았다.
그 결과 2019 KBS 연기대상에서 공효진이 대상을 받고 강하늘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만큼 ‘동백꽃 필 무렵’은 2019년 KBS 최고의 드라마였고, 그해 한국 드라마 최고의 수작이라는 평도 이어졌다. 2020 백상연기대상에서도 ‘동백꽃 필 무렵’이 TV 대상을 수상했으며 강하늘은 TV 남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드라마 ‘상속자들’과 ‘미생’에 조연으로 출연해 얼굴을 알린 강하늘은 영화 ‘쎄시봉’ ‘스물’ ‘동주’ ‘청년경찰’ 등을 통해 연기력과 스타성을 고루 인정받으며 군에 입대했다. 그렇지만 강하늘 커리어하이 작품은 오히려 군 전역 이후 컴백작이었던 ‘동백꽃 필 무렵’이 됐다.
이민호의 컴백작인 SBS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최고 시청률이 11.6%에 그쳤다. ‘이민호 컴백작’ ‘스타작가 김은숙 작품’ ‘제작비 320억 원의 블록버스터’ 등의 수식어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사진= SBS ‘더 킹 : 영원의 군주’ 홈페이지
#이민호 김수현
K 드라마 열풍의 주역인 이민호와 김수현은 모두 컴백작에선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이민호의 컴백작인 SBS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최고 시청률이 11.6%에 그쳤다. ‘이민호 컴백작’ ‘스타작가 김은숙 작품’ ‘제작비 320억 원의 블록버스터’ 등의 수식어를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11.6%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초반부인 2회에서 기록했고 점차 시청률이 낮아져 최종회에선 8.1%에 그쳤다. 그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드라마가 과도한 PPL을 지적받는 가운데 이민호 역시 기존 작품과 차별화되지 않은 연기로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수현의 컴백작은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최고 시청률은 7.3%에 그쳤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이민호보다 나쁜 성적이지만 전반적인 평은 이민호보다 좋다. 군 전역 당시 키이스트 소속이던 김수현은 전속계약이 끝나는 2019년 12월 31일까지 차기작조차 선정하지 않고 있었고 해가 바뀌며 이종사촌형이자 영화 ‘리얼’ 감독인 이로베 씨와 손잡고 엔터테인먼트사 골든메달리스트를 설립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바로 이 회사의 첫 작품으로 김수현은 주연은 물론 공동제작으로도 참여했다. 시청률이 보장된 대작이 아닌, 자신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도전을 시도한 김수현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마니아 팬 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이런 까닭에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수현의 컴백작은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로 최고 시청률은 7.3%에 그쳤다. 그럼에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마니아 팬 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며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홈페이지
반면 둘 다 K 드라마 시장을 대표하는 한류스타답게 해외에선 그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을 만난 ‘더 킹 : 영원의 군주’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는 물론이고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카타르 등 중동지역과 아프리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일부 국가에선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방영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홍콩,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여러 나라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오른 데다 브라질과 페루 등 남미에서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덕분에 글로벌 종합 순위에서도 10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열풍이다. 넷플릭스 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주도한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쓰’를 각각 2위와 5위로 밀어내고 일본 넷플릭스 종합 순위 1위에 오른 것. 결국 이민호와 김수현 모두 세계 시장을 통해서는 빼어난 성적으로 컴백했다.
임시완은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로 컴백했지만 최고 시청률은 3.9%에 불과했다. 사진= OCN ‘타인은 지옥이다’ 홈페이지
#지창욱 임시완
반면 임시완과 지창욱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며 컴백했다. 지난해 3월에 전역한 임시완은 5개월여 만인 8월 31일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 출연했지만 최고 시청률은 3.9%에 불과했다. 또한 지난해 4월 전역한 지창욱은 5개월여 뒤인 9월 28일 tvN 드라마 ‘날 녹여주오’로 컴백했다. 2.5%의 시청률로 시작해 4회에서 3.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뒤 중반부에선 1%대의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렀다.
지창욱은 tvN 드라마 ‘날 녹여주오’로 컴백했다. 2.5%의 시청률로 시작해 4회에서 3.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뒤 중반부에선 1%대의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렀다. 사진= tvN ‘날 녹여주오’ 홈페이지
둘 다 케이블 채널의 신선한 도전이 돋보이는 드라마를 컴백작으로 삼았지만 그 한계를 극복하진 못했다. 그렇지만 둘 다 자기 내공은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지창욱은 올해 6월부터 방영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를 통해 후속작까지 소화했는데 이번에는 최고 시청률이 9.5%까지 오르며 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드라마 자체는 선정성 논란 등에 휘말리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지창욱은 군 복무의 공백을 완벽하게 지우며 다시 정상 궤도에 올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임시완의 차기작은 영화다. 단독 주연이 아닌 충무로에서 충분히 검증된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하정우 배성우 등과 함께 출연하는 ‘보스턴 1947’과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과 함께하는 ‘비상선언’을 통해 영화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주원은 군에서 전역한 뒤 무려 18개월여 만에 컴백한다. 그는 8월 28일부터 방영되는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에서 김희선과 호흡을 맞춘다. 사진= SBS ‘앨리스’ 홈페이지
2017년 군 입대 스타들 중 주원은 가장 늦게 컴백한다. 2017년 5월에 입대해 지난해 2월 전역했으니 무려 18개월여 만이다. 그의 컴백작은 8월 28일부터 방영되는 SBS 금토드라마 ‘앨리스’다.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에서 주원은 김희선과 호흡을 맞춘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