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최근 독일 뮌헨의 ‘크로네 서커스단’이 고육지책 끝에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다름아닌 사자 배설물을 팔아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스물여섯 마리의 사자와 호랑이의 배설물이 담긴 병을 개당 5유로(약 7000원)에 팔고 있는 서커스단은 비록 냄새는 날지언정 벌이는 쏠쏠하다고 말했다.
크로네 서커스단의 조련사 마틴 레이시가 수사자 ‘통가’ 옆에서 사자 배설물이 든 병을 들고 있다. 사진=DPA/연합뉴스
사실 이 엉뚱한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고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날개 돋친 듯이 팔리면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서커스단은 아예 뮌헨 본사에 똥 모양의 작은 팝업 가게를 열고 본격적으로 배설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그저 재미삼아 구입하고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사자 배설물이 위험한 동물을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흡족해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서커스단 소속 조련사인 마틴 레이시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원에 사자 똥을 놓아두면 들고양이나 멧돼지가 정원에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들었다. 또는 전기 케이블을 갉아먹는 야생 동물이 자동차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업에 우려를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독일의 한 동물보호단체는 실험실에서 사자 배설물을 실험한 결과, 야생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로운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서둘러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크로네 서커스단’은 사자의 배설물 샘플을 곧 실험실로 보내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도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을 온전히 믿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실험 결과가 조작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레이시는 “동물 공연을 한다는 이유로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는 그들의 표적이 되어 왔었다”며 미심쩍어했다.
그러면서도 대중의 시선을 의식한 듯 ‘크로네 서커스단’은 사자 배설물을 팔아서 벌어들이는 5유로 가운데 일부를 불법 포획되는 동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